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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인재개발원 등의 사이버학습을 정리, 요약하는 상시학습 블로그입니다. 깨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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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로하는 그림

책 이야기 | 2015.06.01 18:16 | Posted by 깨비형




(중략) 그림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며, 분석이 아니라 감응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림의 근본적인 역할은 삶은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음을 감화하는 것에 있다. -6p


그 무엇도 내일의 아침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아침이 다시, 아침이 되는 일은 늘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자고 다짐하는 수밖에 없다. -25p


사람의 마음에는 수많은 슬픔이 있다. 구름 알갱이가 모여 비를 내리듯 이 슬픔이 가슴에 차 더 이상 찰 곳이 없을 때 흐르는 것이 눈물이다. 배출되지 않은 눈물은 안에 남아 고이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이따금 우리는 울 필요가 있다. 울어서 문제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 울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38p


우리는 너무 행복해지고 싶어 행복하지 못한다. 더 큰 행복을 찾다가 행복이 온 줄 모르고 그냥 지나쳐버리는 경우도 있고 일부러 행복을 모르는 채 할 때도 있다. 이런 행복이 내게 찾아올 리 없어, 라며 스스로 행복을 파괴시켜 모든 것을 망쳐버리기가 일쑤다. -40p


마음이 에스프레소 맛이다.

그런 날이 있다. 농축된 쓴맛이 입안에 계속 맴도는 날, 느닷없이 찾아오는 불안에는 항상 속수무책이다. 알 수 없는 마음이 괴롭힐 때마다 찾는 것은 언제나 커피다. 커피는 우리가 더 이상 고립되거나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책이다. 대제국을 건설했던 알렉산더 대왕도 "사실 거의 모든 커다란 위기 때 우리의 심장이 근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따뜻한 한 잔의 커피다"라고 말했듯이, 커피가 사람에게 힘이 되고 위안이 되는 존재임은 분명한 것 같다. -47p


커피는 작지만 단단하고 쓰지만 향기롭다. 달콤 쌉쌀한 것이 인생이듯 커피는 인간의 삶과 매우 닮았다. 커피에 시럽을 넣어 단맛과 쓴맛을 조절하듯 우리의 삶도 적절하게 조절이 가능하면 얼마나 좋을까. -52p


사람은 누구나 잊을 수 없는 맛이 있다. 어떤 장소를 방문하거나 특정한 계절이 되면 떠올리는 음식. 우리는 그것을 소울 푸드라고 부른다. -54p


소울 푸드란 원래 고된 노역에 지친 노예들이 고칼로리 음식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보듬었던 데에서 유래되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소울 푸드란 먹으면 왠지 위안이 되는 음식,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는 음식, 추억이 있는 음식 등으로 지칭된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요리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나면 힘이 절로 나고 마음이 든든해지며 자신감과 용기마저 생긴다. 마치 충일한 기운이 온몸으로 가득 퍼지는 느낌이다. -59p


(중략) "진정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는 니체의 말처럼, 걷는 일은 사유와 명상, 자유와 기쁨, 위로와 용기의 원천이 된다. 걷기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이자 마음을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며 가장 빠르고 단순하게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자산이다. -68p


생각해보면 수많은 책이 나와 함께했다. (중략) 어쩌면 인간의 삶이란 한 권의 책을 써내려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그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견뎌야만 책 한 권이 완성되듯이, 언젠가 찍힐 삶의 마침표를 향해 우리는 오늘도 묵묵히 나아간다.

지금 나는 인생의 어느 대목을 써내려가고 있는 것일까. 다음 문장의 첫 단어가 그리 슬프지만은 않았으면 좋겠다. -79p


나약한 끈으로 연결된 것이 인간일지라도 그 희미한 연대감마저 외면하지 않는 것, 따뜻한 사람이 되지 못할지언정 쉽게 무심해지지 않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고독을 나눌 수 있을 때 고독은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88p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보지 않는다. 보고 싶은 것을 본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믿고 싶은 사실을 믿는다. 그것이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잘 모르겠다. -135p


(중략)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불리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의 한 구절을 살짝 빌리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우리는 누구나 처음에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 -149p


여행을 떠난 이유를 여행에서 돌아와서 알았다. 나만 힘든 것 같아 억울했고, 무엇도 명확하지 않아 초조했으며, 아무것도 없어서 계속 잡으려했다.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청춘을 낭비하고 있던 어느 날, 무엇에 이끌린듯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청춘의 방황은 그 여름 내내 나를 방랑하게 만들었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것이 청춘이었다.

(중략)

설레는 젊음 하나로 마음껏 방황할 수 있는 용기, 참 기특한 청춘이었다. -157p


독일의 시인 바흐만이 시 <유희는 끝났다>에서 "추락하는 모든 것에는 날개가 달렸다"고 말한 것처럼, 지금은 비록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해도 언젠가 새로운 희망을 갖고 다시 날아오를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191p


여행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다.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이제는 무언가를 놓아주어야 하는 신호라는 것. 선택이란 무언가를 취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언가를 비울 것인가의 문제다. -204p


수많은 성공신화가 쏟아지는 시대다. 각종 자기계발서가 쌓이고, 멘토 열풍이 불고, 그럴듯한 구호들이 내걸린다. 그러나 "성공의 겉모습만큼 성공하는 것은 없다"던 크리스토퍼 래시의 말처럼, 만들어진 성공신화는 대중의 이상을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 -236p


성공신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람직한 성공이 아닌 빠른 성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데 있다. 성공의 비결, 성공의 표본, 성공의 지름길만 찾는 사람의 성공은 요원하다. 중요한 것은 성공을 찾아가는 과정이지, 그럴듯한 성공담을 빠른 시간 내에 쟁취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에 대해 상당한 손해를 보게 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방식대로, 자신의 길을 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236~237p


이따금 우리는 위로마저 자기 자신을 위해 할 정도로 잔인하다. 가령 자살하려는 사람에게 죽을 용기로 살라거나 자식 잃은 부모에게 이제 기운내어 살아가라는 식의 예의 없는 위로와 섣부른 충고를 아무렇지 않게 저지른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착각 속에 타인에게 더 깊은 상처를 입히고 마는 것이다. -253p


바람 앞에 가차 없이 흔들리며 쓰러질 듯 위태로운 사이프러스 나무는 갖은 풍파에 시달리는 인간의 삶과 매우 닮았다. 그러나 흔들리기만 할 뿐 결코 부러지지 않는 모습에서 힘든 고난을 버티며 살아가는 우리의 또다른 모습을 발견한다. -2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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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

책 이야기 | 2015.05.26 18:00 | Posted by 깨비형



퇴직금이 입금되었다. 대학 졸업 후 7년 반을 다닌 회사. 이 회사는 나에게 항공권을 끊을 수 있는 마일리지를 주었고(마일리지 적립 신용카드를 긁을 수 있는 월급을 주셨으니), 평생지기 친구들을 주더니, 마지막으로 퇴직금까지 챙겨주었다! '회사 님'께 감사해지면서 대충 한국 방향으로 꾸벅 절도 해본다. 세상은 아름다우니까, 그곳에서 있었던 제법 언짢았던 기억은 모두 없던 일로 치기로 한다. -30p


여행을 하기 전에는 남미 여행에서 '밤 버스'라든가, '육로로 넘는 국경' 같은 것들이 제일 커다란 마음의 짐이었는데 막상 겪고 나니 그런 건 그냥 평범한 일이다. 와보기 전엔 몰랐던 일이다. -75p


이 숙소는 해먹에 반한 남편을 위해 '와하카 해먹 숙소'라고 검색해서 찾았는데 방이 크고 침대도 깨끗하며 분위기도 좋은 화장실 딸린 더블룸이 한국 돈 3만 원 정도, 수영장이 있는 3만 원짜리 호텔급 숙소에, 500g에 6,000원 하는 소고기 먹고 물놀이를 하자니, 세상은 아름답고 나는 돈 벌길 잘했구나 싶다. -78p


휴가 없이 바쁘게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게 아닌 것처럼, 배낭을 메고 낯선 땅을 걷는 사람들이 모두 여행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삶의 비밀들을 하나씩 알아간다. -192p


아주 가끔씩 몇 년 혹은 몇십 년째 배낭여행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에게 찾을 수 있는 어떤 공통점이라면 사진을 그대지 즐기지 않거나 SNS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 말하자면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애써 타인에게 전하려 하지 않고, 굳이 기억으로 남기려 하지않고, 그 여력으로 자신에게 보다 충실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그러한 자기 확신이 몹시 부러울 때가 있다. -247~249p


3개월이 지났고 3개월이 남았다. 누군가의 기준으로는 짧은 시간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경험한 어떤 3개월보다도 길었고, 깊었고, 재미있었다. 평가를 하기에는 이르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떠나와서 다행이다. 되돌아가 힘들지언정. -249p


(중략)

요리사는 요리를 하지 않아도 요리사이고, 소설가는 소설을 쓰지 않는 순간에도 소설가이지만, 회사원은 회사를 그만두는 순간 백수라는 사실을 지구 반대편에서 이런 깃으로 깨닫게 되다니. -285p


(중략) 한없이 고마운 마음. 아마도 민경이에게 직접 이 고마움을 갚을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겠지. 대신 나도 언젠가 배고픈 여행자에게 따뜻한 밥을 한 끼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누고 또 나누고, 이어

나누다 보면, 이 따뜻함이 민경이에게도 닿겠지. 308p


탱고의 도시, 서점의 도시, 카페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였는데 5월 광장의 어머니들을 보고 오니 이 도시가 달리 보였다. 차곡차곡 쌓여있을 눈물과 한숨과 희망이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채색하고 있었다.

40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어머니들은 무려 2,000번 가까이 매주 목요일 5월 광장에 모이고 있다. 그중 하루, 나도 그곳에 있었다. -315p




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

저자
정다운 지음
출판사
중앙북스 | 2015-05-11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우리, 딱 6개월만 다녀오자.”오늘 나는 행복했을까, 떠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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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책 이야기 | 2015.05.23 00:17 | Posted by 깨비형




천연의 비타민과 합성비타민의 분자식이 같지만, 천연 비타민이 훨씬 흡수율이 높다. 천연 비타민은 과다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없다. 이 둘의 차이는 생명력의 차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둘은 삶의 기억이 다르다. 천연 식품과 인공 식품 역시 이와 같다. -30p


『본초문답』『동의보감』『본초강목』『중화본초』등의 책을 살펴보면 한의학이 약효를 찾아내는 과정을 알 수 있다. 형태, 색깔, 맛, 시간, 산지 등 8가지 관점에서 자연의 생태를 관찰하고 종합해서 일단 약효를 유추하고, 그 후 임상에서 검증하며 발전시켜 온 것이 한약이다. -42p


동식물은 모두 자신이 살아가는데 최적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형태를 보면 그 생물이 자신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를 유추할 수 있으며, 이 노력이 약효로 나타난다. -42~43p


리투아니아 출신의 자연요법 전문가 앤 위그모어 박사는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었다. 정제식품과 가공식품이 원인이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동차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부터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수술을 거부하고 자연요법을 시작했다. (중략) 위그모어의 밀 새싹 요법은 당뇨병, 고혈압, 비만, 위염, 위궤양, 췌장 및 간의 질환, 천식 녹내장, 습진, 피부질환, 변비, 치질, 대장염, 관절염, 빈혈, 구취, 여성 질환 등 수없이 많은 질환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다고 한다. -55p


파닭은 최고의 음식궁합

최근 치킨 업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이 파닭이다. 치킨 위에 채 썬 대파를 올려서 함께 먹는 것이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 튀긴 닭고기를 똟어주는 성질이 강한 대파와 함께 먹어 소화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닭고기는 피부의 구명을 닫아 열나게 하고 피부병을 악화시키는데, 대파가 피부 구멍을 열어서 이런 부작용을 예방해주기도 한다. 파닭의 개발자가 대파의 이런 효능을 알고 하지는 않았겠지만 최고의 음식궁합인 것만은 사실이다. -74p


딤섬은 대나무통과 대나무 잎으로 싸서 찐 것이 많다. 동남아에서는 쌀을 바나나잎(론똥), 파초잎, 야자잎(크투팟)에 싸서 쪄 먹고, 우리나라에서는 연잎과 호박잎 등을 즐겨 먹는다.

넓은 잎은 위장관을 열어 소화를 돕고, 땀구멍을 열어 체온을 식혀 준다. 넓은 잎으로 밥을 찌면 이러한 약성이 밥에 스며든다. 열대 지방에서 딤섬, 론똥, 크투팟 같은 요리가 배발된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100년 넘은 음식 문화는 반드시 그 지역과 사람에 적합하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다. 반짝 유행하다가 사라지는 음식과는 다르다. -77p


동의보감에 가장 많이 나오는 약재는 무얼까? 한의학을 좀 안다는 분이라면 아마 '감초'라고 대답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답이 아니다. 정답은 술이다. 약방의 감초라는 그 감초가 1,835번 나오는데 술은 3,526번 나온다. 동의보감은 술의 책이라 할 수 있다. 술은 절대 악마가 아니다. 다만 너무 많이 마셔 문제가 되는 것이다. -87~88p


술이 취했을 때 술독은 치아에 머물러 있다. 천일염으로 이를 세게 문지른 다음 뜨거운 물로 치아를 여러 번 행궈주면 술이 깨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 많이 취한 경우에는 밀실에서 뜨거운 물로 몇 차례 얼굴을 씻고 머리를 수십 차례 빗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95p


유황오리가 우리의 전래 음식이라 잘못 알고 있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사실 유황오리는 1989년 인산 김일훈 선생이 『신약(神藥)』이라는 책에서 처음 소개한 용어다. -121p


생 양파를 까다가 매워서 눈물 흘린 경험이 다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양파를 된장찌개에 넣으면 그다지 맵지 않고 달아진다. 생무는 맵지만 고등어무조림에 든 무는 달달하니 정말 맛있다. 즉 매운 음식에 열을 가하면 매운맛이 달아나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보약을 먹을 때 매운 것들을 익혀 먹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파 마늘, 무, 고추라고 하는 종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162p


『동의보감』에서는 계절에 따라 약과 음식을 쓰는데, 그 기준으로 삼는 것이 '승강부침즉순지, 한열온량즉역지(升降浮沈則順之, 寒熱溫凉則逆之)'다. 쉽게 풀어서 설명하겠다.

앞의 구절은 '승강부침'에 순응하라는 것으로 사계절의 오르내리는 기운에 맞춰 먹으라는 뜻이다. 뒤의 구절은 '한열온량'에 거스르라는 의미로 더울 땐 찬 음식을 먹고, 추울 땐 따뜻한 음식을 먹으라는 의미다. 어려운 것처럼 보여도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리 한식은 정말이지 이 기준에 꼭 맞게 발전되어 왔다. -168~169p


예전에는 식후에 디저트로 숭늉을 마셨다. 밥을 살짝 태워 만든 누룽지는 바삭바삭하면서 고소한 냄새가 난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약물의 효능을 방향화습(芳香化濕)이라고 한다. 즉 향기로 비위의 습을 말려서 소화가 잘 되게 한다는 말이다. 누룽지의 약한 쓴맛도 소화가 잘 되도록 돕는다. -237p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필연적으로 환경과 영향을 주고받는다. -240p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저자
최철한 지음
출판사
라의눈 | 2015-02-05 출간
카테고리
건강
책소개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동의보감과 천기누설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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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텐 국가를 말하다

책 이야기 | 2015.05.21 02:00 | Posted by 깨비형




(중략) 진왕 영정은 자신의 성공을 "상고(上古) 이래로 일찍이 있었던 적이 없으며, 오제(五帝)도 미칠 수 없는 것"이라고 자부하면서 ‘삼황’과 ‘오제’에서 각기 한 글자씩 취해 ‘황제(皇帝)라고 칭했다. 동시에 ’시호(諡號)‘를 폐지하고, 자칭 ’시황제(始皇帝)‘라고 하였다. -38~39p


진시황은 또한 황제가 임명하고 반포하는 것을 ‘제(制)’, 명령을 내려 시행하는 것을 ‘조(詔)’라고 불렀으며, 스스로는 ‘짐(朕)’이라고 칭했다. 짐은 원래 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말로, 이전에는 누구라도 자신을 짐이라고 부를 수 있었다.그러나 황제가 스스로 짐이라고 칭한 이상 이후로는 그 누구도 이 호칭을 사용할 수 없었다. 황제는 ‘유아독존(唯我獨尊)’이지만 천하의 일반 백성들은 ‘신불유기(身不由己))’, 즉 자신의 몸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신세였기 때문이다. -39p


무왕과 주공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생활하는 이 세계는 ‘상천(上天)’, 즉 하늘이 부여한 것이다. 그래서 ‘천하(天下)’라 부른다. 하늘 아래 모든 것의 관리자는 하늘의 아들이기 때문에 ‘천자(天子)’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천하의 모든 토지는 당연히 천자의 것이다. 이것이 바로 “넓은 하늘 아래 왕의 영토가 아닌 곳이 없다(溥天之下, 莫非王土)”의 본뜻이다. 모든 토지가 이미 천자의 것이니, 그 토지에 살고 있는 백성들 역시 모두 그의 신하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일러 “바다에 이르는 땅의 끝까지 왕의 신하가 아닌 이가 없다(率土之濱, 莫非王臣)”라고 한다. 이리하여 주왕은 지고무상의 권력과 지위를 부여답고, 그 천하를 분봉한 것 역시 법도에 맞는 근거를 얻게 되었다. -64p


(중략) 진나라는 효공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중략) 정치 개혁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영주제’를 폐지하고 ‘지주제’를 실시한다. 먼저 귀족 영주의 지위와 특권을 거두어들여 일반 백성 가운데 지주나 부자 정도로 강등시킨다. (중략)

둘째, ‘세습제’를 폐지하고 ‘임명제’를 실시한다. (중략)

셋째, ‘봉건제’를 폐지하고 ‘군현제’를 실시한다. (중략) -80~82p


제국은 권력 사회의 전형적인 형태이며, 황제는 제국의 핵심이다.

진 제국은 건국 초기 어전회의에서 다음 두 가지를 결정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나는 제국의원수를 향후 ‘황제’로 칭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봉건제’를 폐지하고 ‘군현제’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93p


(중략) 한 왕조가 결국 전제로 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개국 초기에는 일정 기간 동안 절약과 관용을 베풀기 마련이다.

고명한 황제인 한 고조 유방은 두 가지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 하나는 명목이 번다했던 진대의 형률 대신 “살인은 사형, 상해와 도둑질은 그 죄의 경중에 따라 처벌한다”는 ‘약법삼장(約法三章)’을 시행한 일이고, 다른 하나는 최대한도로 백성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불필요한 착취를 금지시켜 ‘백성과 더불어 휴식을 취하도록’ 만든 일이다. -107


(중략) 그렇다면 한 무제가 창조한 것은 없었을까? 있다. 예를 들어 ‘독존유술(獨尊儒術)’이 바로 그것이다.

『한서(漢書)』「동중서전(董仲舒傳)」에 따르면, “육예(六藝, 육경(六經)이라고도 함. 시경(詩經), 서경(書經), 예기(禮記), 악기(樂記), 역경(易經), 춘추(春秋)를 가리킨다)와 공자의 학설을 따르지 않는 것은 모두 끊어버리고 함께 나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원래 동중서(董仲舒)가 제출한 대책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이른바 ‘백가를 내치고 유가 사상만을 존승하자(罷黜百家 獨尊儒術)’이다. -115p


(중략) 사실 사에게 안심입명(安心立命)의 근본은 수제치평(修齊治平)네 글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수는 수신(修身)이며, 제는 제가(齊家), 치는 치국(治國)이다. 그리고 평은 평천하(平天下)의 뜻이다. 첫 번째는 자신을 위한 것이과, 뒤에 나오는 세 가지는 각기ㅣ 대부, 제후, 그리고 천자를 위한 것인데, 사의 도움이 필오하다. 다시 말해 사는 우선 자신을 잘 관리하여 도덕적 수양을 닦고 문예와 무예를 익혀야 하는데, 이것이 수신이다. 그런 다음에 대부를 도와 채읍을 보살피니, 이것이 제가이다. 또한 제후를 도와 방국을 다스리는 것이 치국이며, 천자에게 협조하여 사해를 안정시키는 것이 평천하이다. -116p


(중략) 유학의 또 다른 장점은 간단하고 행하기 쉽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집을 나서면 부모에게 고하고, 되돌아오면 뵙고 인사를 올린다”라고 하니 대단히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이는 지적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은 일반 서민들을 통치하는 데 이로울뿐더러 제국의 사상을 그들에게 파급시키는데도 크게 이롭다. 임금은 높이고 백성은 어리석게 만들며 조작하기도 쉬우니 어찌 관방의 이데올로기로 흠정(欽定, 황제가 손수 제도나 법률 따위를 제정하는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한 대부터 청대까지 중국의사상학술계는 거의 유가로 통일할 수 있었던 것이다. -121p


제도 개혁은 명 태조 주원장부터 시작되었다. 그 역시 집권주의자이다. 그의 통치 수단은 다음 네 가지로 개괄된다. 첫째, 집권 제도를 강력하게 이행한다. 둘째, 군주제의 권위를 제고한다. 셋째, 문무 공신을 살육한다. 넷째, 지방 관리를 정돈한다(이상은 주곡성의 『중국통사』 참조). -140p


중국 고대의 법률은 ‘법(約法)’이라고 하기보다 ‘율(刑律)’이라고 말하는 것이 어울린다. 그것의 주요 기능은 관민들이 죄를 범하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규정하며, 이외에 민사 소송에 대한 처리 방안을 제시할 뿐 공민의 권리나 의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해 당시에는 아예 ‘공민’이란 개념조차 없었으며, 단지 ‘신민’만 존재했을 따름이다. 신민은 신하로 복종하는 백성을 말한다. 신하로 복종하지 않는 사람(죄를 저지르거나 도둑을 포함하여)은 반드시 그 죄를 다스려야만 한다. 죄를 다스리자니 나름의 규칙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바로 ‘법’이다. 이렇게 볼 때 이러한 형률에 따라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법치’라고 하기보다 ‘율치(律治)’라고 하는 것이 더 맞다. -164p


"큰 도가 사라지자인의가 생겨났고, 지혜가 나오자 큰 거짓이 생겨났다. 친척들이 화합하지 않으니 효자(孝慈)가 생겨나고, 국가가 혼란해지자 충신이 생겨났다.(『노자』 제18장)

이는 다시 말해 한 사회에서 열심히 도덕을 표방하고 고취시키고자 한다면 이미 그 사회는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확실히 부족에서 국가로 이르면서 고대 씨족사회의 순박한 도덕이 추락하게 되었다. 대신 ‘새롭고 문명적인 계급사회’의 장막이 드리우면서 ‘가장 비속한 이익-저속한 탐욕과 조악한 정욕, 비천한 물욕, 공공재산에 대한 약탈’이 서서히 드러났다.(『가족, 사적소유, 국가의 기원』) 이러한 추락은 심지어 순서에 따라 이루어진다. -171p


당나라 법률, 즉 당률(唐律)은 교화와 공권(公權), 등급과 윤리를 중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중략)

윤리치국의 기본 원칙은 다음 네 마디로 개괄할 수 있다. 소인은 대인에게 복종하고, 여자는 남자에게 복종하고, 민간은 관방에게 복종하고, 전국은 황제에게 복종한다. 이는 제국이라는 집권 사회의 성질에 지극히 부합한다. 그러나 이러한 집권은 덕과 예이고 또 온정이라는 외피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일종의 ‘비전형적인 폭력’으로 변한다. 임금과 아비에 대해서 무조건 복종하는 것을 ‘경애’라고 일컫고, 신하나 자식에 대한 제한 없는 침범을 ‘자애’라고 말한다. 마치 전체 제국이 ‘사랑의 낙원’으로 변한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통치자 자신은 속셈을 감추고 있다. (중략) -178p


(중략) 제국 이전 시대가 남긴 치국의 방법은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유가가 주장한 ‘덕치’, 둘째 법가가 주장한 ‘법치’,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가가 주장한 ‘무위이치(無爲而治)’이다.

이 세가지 ‘이름과 전투 구호, 그리고 옷’은 제국 창립 초기에 이미 사용한 적이 있다. 진 제국은 두 번째 법가의 법치를 사용했고, 한나라 초기에는 세 번째 도가의‘무위이치’를 사용했다. 전자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었고, 후자는 단지 임시변통의 계책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유일하게 남았고, 유효할뿐더러 오랫동안 사용된 것은 ‘덕치’, 즉 ‘윤리치국’밖에 없다. ‘덕치’는 유가의 주장이자 유가만이 주장할 수 잇는 것이다. 따라서 윤리치국은 곧 유학치국(儒學治國)‘이니, 유가 사상으로 나라를 다스린다는 뜻이다. -190p


(중략) 그렇기 때문에 권력 집중이 강화되는 시기에 부패는 더욱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명청 양대의 부패는 진한, 당송보다 훨씬 심각했다. 명청대는 아예 부패가 하나의 풍조처럼 되었다. 이른바 ‘관장누규’라는 것도 이러한 풍조 가운데 하나였다. 당시는 권력 집중이 가장 심했으며, 황권이 가장 막강하고 전제가 강력하던 시절이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부패와 전제는 일란성 쌍둥이와 같다. -257p


(중략)

예를 들어 모든 이들이 받아 챙기는 ‘모선’이나 ‘누규’라면 가능했다. 권한의 범위 내에서, 즉 제국의 법률과 공인된 도덕에 명확하게 위배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자신과 타인을 위해 적당하게 이익을 취한다. 이것이 바로 대다수 관원들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유가 경전을 수없이 읽었던 이들이니, 관원으로서 나름의 이상과 신념이 없을 리 없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상이나 신념이 밥을 먹여주지는 안는다. 지나치게 낮은 봉급만을 받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결국 그들 또한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인가된 ‘비전형적인 부패’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는 어쩌면 ‘관장누규’라는 것도 바로 이러한 심리 상태에서 시작되어 발명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60p


(중략)

막대한 피해를 몰고 온 자연재해의 경우, 그 원인이 단순히 전재지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 때문에 재앙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예를 둘어 방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거나 구조 활동이 지체되고 지휘 계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그러하다. 원인을 상세하게 분석해보면, 관련 기관이 마비나 관리들의 어리석음, 책임 전가나 기만, 부정부패(홍수 방비를 위한 댐을 만드는데 부실시공을 한 경우)에 기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이는 분명 인재이다. 이런 경우는 반드시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 그러나 황제는 이에 대해 말하지 않고 신민들도 더 이상 묻지 않는다. 보기에도 당당한 ‘죄기’라는 미명하에 모든 이들(황제는 물론이고 탐관오리나 우매한 관원들까지 모두 포함하여)의 책임이 전부 깨끗하게 사리진다.

제국의 책임 회피는 거의 전방위적이다. 우선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책임을 맡겠다고 선포하고, 다른 한편으로 자신이 응당 져야 할 책임은 책임질 여력이 없는 이들에게 떠넘겨버린다. 이것이 바로 “천하의 흥망은 필부에게도 책임이 있다(天下興亡, 匹夫有責)”는 논리이다. 이는 줄곧 ‘애국주의 정신’을 고양하는 논조로 여겨졌고, ‘천하를 자신의 소임으로 삼는다’는 사대부의 국사(國士) 정신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연히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이러한 정신이 민간에서 제창된다면 괜찮지만 관방에서 강요한다면 분면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백성들이 이렇게 이야기하면 괜찮지만 제국이 이를 선전한다면 옳지 않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될 경우 책임의 주체가 전도되기 때문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천하의 흥망은 정부에 책임이 있다”거나 “천하의 흥망은 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해야 옳다. 천하는 필부의 것이 아니라 황제의 것, 또는 황제가 대표하는 권력 집단의 것이기 때문이다. 황제가 스스로 정권을 차지하고 오히려 천하를 차지한 적이 없는 필부에게 제국의 흥망을 책이지게 하다니, 도대체 하늘 아래 이런 법이 어디 있는가? -324p


(중략) 정책을 결정할 때는 박자를 맞추지만 일이 끝난 후에는 아무도 책임지는 이가 없다. 박자를 맞춘 사람도 책임을 지지 않고 다만 대리인에게 죄를 물을 뿐이다. 가장 전형적인 예가 바로 경자지변이다. 당시 선전포고한 이는 자희태후지만 죄를 받은 이는 다른 사람이었다. 또한 8국 연합군이 쳐들어오자 마땅히 책임져야 할 최고 통치자는 종적도 없이 도망쳐버렸다. 책임이라는 두 글자는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 없다.

서로 비교해보면 허군(虛君) 공화국이나 입헌군주제 국가의 원수나 왕실이 훨씬 책임감이 강하다. 2002년 봄, 10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모후가 그토록 존경받았던 것은 그녀가 자신에게 책임과 의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 중에 런던을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328~329p


(중략)

또한 헌정은 단지 헌법의 틀 안에서 정치를 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행정을 제한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정부는 물론이고 국회를 제한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이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있는 유명한 ‘입법 불가’ 조항이 증명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연방의회는 종교를 설립하거나 종교 활동의 자유를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 언런의 자유와 출판의 자유, 그리고 국민이 평화롭게 집회할 수 있는 권리 및 불만 사항을 표현하고 억울함을 풀기 위해 정부에게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  -400~401p


(중략) 따라서 진정으로 일반 백성의 복지를 보장하는 나라라면 반드시 민주, 공화, 헌정을 갖추고 있어야만 하며, 동시에 자유와 법치, 인권이 확보되어야만 한다. -405p


마르크스는 「고타강령비판」이라는 문건에서 공산주의의 세 가지 조건을 제기한 바 있다. 첫째, 사회 재부의 원천이 충분히 분출되어야 한다. 둘째, 사람들이 더 이상 노예처럼 사회적 분업에 복종하지 않아야 한다. 셋째, 노동이 생계 유지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생활의 첫 번째 요구여야만 한다.(『마르크스․엥겔스 선집』 제3권 12쪽). -415p


4장 관원대리의 ‘악랄하고 가증스러운 목민관’에서 소개하는 부분

명청대 관원의 부패를 신랄하게 비판한 부분이었는데, 이를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중국 관리들은 쥐꼬리만한 봉록으로 인해 생활에 지장이 많았다. 대신 일반 민초에게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권력을 가졌다. 그래서 관례적인 것을 묵인하는 풍토가 있었는데, 가장 흔한 방법은 모선(耗羨). 모선이란 조세로 들어오는 미곡과 은자를 정해진 양을 넘게 거두는 것을 말한다. 조세로 거둔 미곡을 운반하다보면 손실이 생기고, 은자를 녹여 원보(元寶)를 만들면 어느 정도 축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호부에서 징수하는 것은 반드시 정량이어야만 한다. 그래서 은자나 미곡을 약간 더 거두었는데, 이를 미모(米耗, 쌀), 화모(火耗, 은자)라고 했으며 이 둘을 통칭해서 모선이라고 했다.

어쩌면 이는 사리나 법으로 근거가 있으니 위법행위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애매모호한 계산방식에 있었다. 얼마가 모자라 얼마를 더 거두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더 걷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거둔 모선 중 상당부분은 상급기관에 효경(孝敬)이라는 명목으로 상납했다. 효경에 명목과 규칙을 붙인 것을 ‘관장누규(官場陋規)’라고 한다. 관가이 오래된 나쁜 관습으로 ‘규례(規禮)’라고도 불렀던 관장누규는 겨울 난방비(炭敬), 여름 냉방비(冰敬), 그리고 삼절(설, 단오, 중추절)과 양수(兩壽, 영도자와 그 부인의 생일)에 보내는 절례(節禮)와 수례(壽禮) 등과 같이 정기적으로 제공되는 것도 있었고, 상급기관이 시찰 때 노잣돈으로 건내는 정의(程儀)나 상급기관에 부탁이나 타 부서로 발령나면 부서에 내는 별경(別敬) 등 비정기적으로 제공되는 것도 있었다.

이외에도 향리에서 현에 일처리를 맡길 때 내는 공사(公事), 명절이나 새해에 지방 상인이나 진신들이 바치는 일종의 축의금인 규례(規禮), 그리고 돈으로 징벌을 대신하는 벌속(罰贖) 등도 관례적으로 부패로 간주되지 않았고, 일종의 팁으로 찻값 명목인 다전(多錢)을 받은 것도 당연하게 여겼다.

실제로 모선, 누규, 효경을 받지 않은 관리는 거의 없었고, 오히려 관례보다 적게 받는 것을 청관(淸官)이라고 할 정도였다고 한다. 더구나 적은 봉록을 지급한 황제가 묵인할 수밖에 없었고, 이를 부패로 간주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부패는 부패인지라 저자는 이를 ‘비전형적 부패’라 규정한다.




이중톈 국가를 말하다

저자
이중톈 지음
출판사
라의눈 | 2015-03-2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한국에도 마니아 독자를 가진 중국 학자 이중톈의 『이중톈 제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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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신화로 말하다.

책 이야기 | 2015.05.05 00:11 | Posted by 깨비형




서양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과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아야 하듯, 인도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힌두신화에 대해 피상적인 지식이라도 어느 정도 갖고 있어야 한다. -9p


문화의 다양성은 이미 알려진 대로 공식 언어만도 18개, 비공식 언어는 400여 개가 넘어서 수도 뉴델리의 표지판은 힌디어, 펀자브어, 우르드어, 영어 등 네 종류로 표기되어 있다. 인구는 12억 명으로 세계 2위, 나라의 면적은 세계 7위로 한반도의 15배에 해당하는 대국이다. 이처럼 거대한 대륙 인도가 소우주로 취급되고 있을 만큼 복잡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나라로 유지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힌두교라는 종교 아래 전승되어온 통일된 생활문화 때문일 것이다. 근본적으로 인도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이지만 국민의 80퍼센트가 힌두교 신자다. 이슬람교, 자이나교, 시크교도 힌두교와 융합되어 완전히 별개의 종교라고 볼 수 없다. -18p


힌두교의 3대 신은 창조주 브라마(Brahma), 보존자 비슈누(Vishnu), 파괴자 시바(Shiva)이다. 먼저 창조주 브라마를 살펴보자. (중략) 자신이 창조한 딸 사라스와티를 아내로 맞이해서 윤리에 어긋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그는 또 귀가 얇아 아무 소원이나 들어주고 저주를 내려 많은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창조주인 브라마보다도 지식의 신인 사라스와티에게 더 많은 기도를 올린다. -18~19p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로 더 많이 알려진 <아바타>의 모델이 바로 비슈누이다. 그는 지구가 악의 무리로부터 고통 받을 때마다 새로운 아바타로 변신해 세상을 구한다. 비슈누의 아바타 중에서 가장 사랑 받는 케릭터는 라마와 크리슈나로, 비슈누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라마는 신들도 존경해 마지않는 가장 완벽한 인간의 표본으로 추앙받는다. 사악한 왕 라바나(Ravana)를 처단하고 돌아오는 라마를 맞이하기 위해 시작된 불꽃 축제 디왈리(Diwali)는 인도인의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우리나라의 설과 추석을 합친 것만큼 중요하다. -22p


마지막으로 파괴의 신 시바에 대해 살펴보자. 시바는 대단히 복잡한 신이다. 파괴의 신이라니. 대체 뭘 파괴한다는 거지? 멀쩡히 잘 돌아가고 있는 속세를 없애버리려는 것은 아닐 테고... 바로 인간의 욕망과 악업, 무지를 파괴한다는 뜻이다. -23p


지금까지 힌두교 3대 신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들 외에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두 명의 신은 바로 파르바티와 시바의 아들 가네슈와 라마의 충실한 신하 하누만이다. 가네슈는 사람의 몸에 코끼리의 얼굴을 가진 신으로, 인도 전역에서 힌두교 3대 신보다 더 많이 볼 수 있는 신이 바로 이 가네슈일 것이다. 장애물을 막고 복을 준다고 해서 상인들은 아침에 문을 열기 전에 향을 피우고 가네슈와 락슈미 신에게 기도를 올린다. 오늘 하루도 장사가 잘되게 해달라고. 최첨단을 창조해내는 IT기업일지라도 회사를 창립하면서 지내는 제사에 가네슈 신을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 -27p


비슈누의 역할은 창조와 파괴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모든 생명들이 그 이치에 맞게 살아가도록 돌보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세계 평화이다. 어쩌면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신인지도 모르겠다. 평상시에는 세상 이곳저곳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살피다가 악의 무리가 창궐하면 그 무리를 평정하기 위해 새로운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난다. 그 새로운 모습을 우리는 아바타(Avata)라 부른다. (중략)

지금까지 비슈누는 아홉 번 화신으로 변했다. 그 첫 번째는 물고기 마츠야(Matsya)이다. 대홍수에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거대한 물고기, 마츠야로 변한 비슈누는 인간에게 커다란 배를 만들어 온갖 종류의 동물과 씨앗을 태우라고 한 뒤 그 배를 안전하게 끌고 갔다고 한다. (중략)

그리고 아홉 번째 아바타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부처님, 붓다(Buddha)이다. 지금까지 비슈누의 아바타와 비교해 불 때 그리 큰 신빙성은 있어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붓다라고 인정하고 있다. 마지막 열 번째는 아직 오지 않은 칼키(Kalki)이다. -50~53p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의 모든 기본 사상은 '불살생(不殺生)이다. 그래서인지 인도에는 도시에도 온갖 종류의 동물들이 활개치고 다닌다. (중략) -78p


힌두교에서는 자연의 모든 생명을 존중하지만 특히 신성하게 여기는 나무가 있다. 그중에 제일은 보리수와 반얀나무다. 부처님의 나무로 알려진 보리수나무는 힌두교 트리니티 중 한 명인 보존의 신 비슈누의 나무다. 비슈누의 9번째 화신이 부처라는 점을 근거로 보면 그 연관성이 매우 크다. 우리에게 힌두교는 이슬람보다 더 낯설게 느껴지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왜냐하면 우리의 역사 속에 뿌리내린 불교가 힌두교에서 왔기 때문이다. 힌두교를 알면 알수록 불교와 비슷한 점이 많아 무엇이 먼저이고 나중인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힌두교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카스트제도에 대한 반감으로 불교가 태어났다는 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불교의 베이스는 힌두교이다. -146p


현재 가장 큰 반얀나무는 인도 안드라 프라데시 주에 있는 수령 700년 된 나무로 자그마치 그 넓이가 2헥타르가 넘는다고 한다. 2헥타르면 사방 200미터다. 그 나무 그늘 아래서 2만 명이 쉴 수 있다고 하니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 기원전 327년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에 원정 왔을 때 그의 군사 7천 명이 이 나무 한 그루 아래서 쉬었다는 역사적인 기록도 있따. 축구장 두 개가 들어갈 정도의 크기라면 이해하기 가장 쉬울 것이다. -151~152p


칼 세이건의 <에덴의 용>을 보면 우주 달력이라는 표가 나온다. 우주의 탄생인 대폭발을 1월 1일 일어났다고 가정했을 때, 지구는 9월 14일 태어났고, 지구에 생명이 출현한 것은 9월 25일, 12월 1일에서야 지구에 상당량의 산소를 포함한 대지가 형성되기 시작되었다고 한다. 무시무시한 공룡은 12월 24일에 출현했고, 인류는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10시 30분에 태어났다고 하는데, 그만큼 인류의 역사는 우주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 존재가 미미함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키고 자연환경을 파괴한다. 인간이 마치 신적인 존재인양 지구에서 전권을 휘두르려 하는 것이다. - 184~185p


Q. 인간들의 습성 중 가장 기이한 것은 무엇일까?

사촌 간에 왕권을 두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이는 이야기 <하하바라타>에 나오는 수수께끼다. 

A)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 -194p


힌두교에서 말하는 사후세계는 어떤 것일까. 생각보다 간단한 논리다. 죄를 지은 자는 그 빚을 갚기 위해 윤회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나고, 착하게 살다 죽은 자는 더 이상 속세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해방된다는 것이다. 마음에 아주 쏙 드는 설은 단순히 죄를 지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곧장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생 동안의 행동 전부를 대차대조표에 기록해서 그 결과로 심판받는다는 것. 왜냐하면 우리는 온전히 선하게만 살 수도, 악하게만 살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한때 악한 짓을 하고 실수를 했더라도 얼마든지 만회할 기회가 있으니 희망이 있다. -205p


추운 지역이라 털신이나 스웨터 같은 것을 사려 했지만 금세 어둠이 내리고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는 바람에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에 해야지 하면서 …. 그러나 언제나 다음은 없다는 사실이 이번에도 증명되었다. 다음 날은 오전에만 그림 같은 날씨였고 오후 내내 비가 내려 쇼핑을 전혀 할 수 없었다. (중략) -219p


내 인생의 모토. Do nothing, don't get anything.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다. 

일이 힘들거나 비전이 없어 보일 때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다. 그래,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뭔가를 하면 실패의 추억이라도 얻겠지. -231p


우리가 감탄해 마지 않는 이 위대한 건물을 짓기 위해 평범하고 힘없는 일반 백성들은 22년 동안 40도를 오르내리는 인도 최악의 더위와 싸우면서 하나의 꽃잎을 완성하고 바닥의 돌을 깔았을 것이다. 아그라에는 없는 흰 돌을 운반하기 위해 낙타와 코끼리 역시 인간들 못지 않게 힘든 나날을 보냈겠지. 인류의 모든 위대한 유산은 이처럼 이름 없는 인간의 인내와 작은 능력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다. 22년의 노역 덕분에 후손들은 자자손손 그 영광을 누리게 된다. -2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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