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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포트킨 자서전

책 이야기 | 2015. 3. 30. 06:48 | Posted by 깨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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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폭동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었다고 말했으나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 사건이 유럽에 전해지면서 사형집행과 두 장교의 잔인한 폭행은 오스트리아가 시베리아에 유배된 갈리시아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1863년 혁명전쟁에 뛰어드는 기폭제가 되었다. 반란 이후 시베리아에 유배되 폴란드인들의 생활은 상당히 개선되었다. 그것은 모두 이들 반란자들, 이르쿠츠크에서 사형당한 다섯 명의 용감한 사람들과 그들을 따라 무기를 잡은 사람들 덕택이었다. -236~237p


혁명가들은 활동하는 동안 무수한 스파이와 경찰의 끄나풀들을 만나게 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정부는 이런 비열한 인간을 먹여살리는 데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 그들은 주로 젊은 친구들에게 위험한 존재들이다.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활동가들은 직감적으로 이들을 감지해 경계한다. 그들은 가장 천박한 도덕적 기준을 가진 사회의 쓰레기들이다. '사회의 기둥'인 그들의 천박한 도덕성은 청년활동가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청년활동가는 이렇게 자문할 것이다. "이런 사람이 왜 내 앞에 나타났지?" "도대체 이 사람이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있나?" 대부분의 경우에 스파이들을 만나면 이런 자문을 하게 된다. -463p


(중략)

이 작업을 통해서 나는 오늘날 문명국들의 경제생활에 관해 보다 철저하게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대부분의 사회주의자들은 현재의 문명사회가 모든 사람에게 물질적 풍요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생산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고, 단지 문제가 되는 점은 분배라고 주장했다. 사회혁명이 발생하면 모든 사람들은 공장과 일터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자본가들이 소유하고 있는 '잉여가치'와 이윤 자체를 사회화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나는 생활필수품조차도 부족한 것은 사적 소유제도 하에서 생산 자체가 왜곡된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질적 풍요를 보장하기 위해서 잉여생산된 필수품은 없다. 흔히 과잉생산이라는 것은 대중이 생존에 필요한 물품조차 너무 가난해서 살 수 없음을 의미한다. 모든 문명국의 농업과 공업생산성은 모든 사람에게 풍요를 보장한다는 명분 하에서 거대하게 증대되었다. 이런 문제들은 나에게 근대농업과 교육의 가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교육이 모든 사람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노동이라는 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19세기>에 연재된 논문에서 이런 생각을 발전시켰다. 이 논문들은 지금 『전원·공장·작업장』이라는 제목을 춮판되었다. -485p


크로포트킨의 혁명이론에는 프랑스혁명에 대한 회상이 필수적으로 따라붙는다. 그가 『프랑스대혁명』을 쓴 것도 따지고 보면 대혁명에서의 민중운동에 대한 애석함을 후세에 교훈으로 전하려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는 1881년 <반역자>에 발포한 「혁명의 연구」라는 논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혁명이 진화의 주요한 방식 중 하나라는 것을 짐작하게 되었다. 자연 속에서 발생하는 어떠한 진화도 변혁 없이 행해지는 일은 없다. 지극히 완만한 변화의 시기 다음에는 급격한 변화의 시기가 온다. 완만한 변화와 급격한 변화는 동일하게 진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혁명은 인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폭풍이나 지진 같은 자여현상과 동일하게 인간의 역사에 불가피하게 돌출하는 것으로 혁명기에 개인의 의지와 행동은 풍랑 속의 일엽편주에 불과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명에 직접 불을 지피는 것은 민중이라는 것을 크로포트킨은 부인하지 않는다.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울부짖음, 생활에 대한 아우성, 빵에 대한 절규가 폭발할 때 프랑스 민중들은 혁명의 봉화를 높이 들었다. 그들은 부정해야 할 것, 타도해야 할 것, 파괴ㅐ야 할 것을 잘 알고 그것을 실천에 옮겼다. 그들은 매우 대담하고 용감했다. 그러나 크로포트킨은 「반역의 정신」에서 이렇게 말했다.

"혁명 이튿날 아침, 대중이 그렇게 바랐는데도 손에 들어온 것이 공허한 말뿐이라면, 명백하고 분명하게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변혁되었다는 것을 인시갈 수 없다면, 변혁이 인물과 신조의 변화만으로 끝난다면, 결국은 아무것도 달성되지 않은 것이다."

크로포트킨은 혁명에서 다음 두 가지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첫째, 혁명정부를 세우려는 어떠한 기도도 분쇄할 것. 즉 모든 악의 근원인 국가를 혁명의 이름으로 다시 세우는 잘못을 범하지 말라는 것이다. 둘째, 실질적인 사회적 평등을 향해 나갈 것. 이에 대해 크로포트킨은 파리코뮌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1871년 3월의 선거만큼 자유로운 선거는 없었다. 그것은 코뮌의 적들도 인전하는 바다. 압도적 다수의 선거인들이 최상의 인재, 미래의 인물, 진정한 혁명가를 권력의 자리에 앉히고자 했다. 모든 저명한 혁명가들이 압도적 다수로 선출되었다. 자코뱅파, 블랑키파, 인터내셔널파, 이 세 파가 코뮌의회를 대표했다. 어떤 선거도 이 이상 좋은 정부를 구성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한 일은 결국 낡은 전철을 답습하여 구권력이 하던 일을 흉내내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크로포트킨은 더욱 나쁜 것으로 "혁명적 독재론"을 지적했다. "정부를 타도한 당이 정부를 대체하는 것은 당연하다. 당은 권력을 장악하고 모든 것을 혁명적 방법으로 처리할 것이다. 낡은 제도를 폐지하고 국가방위를 위한 비상시국에 돌입한다. 혁명의 전진을 위해 요구되는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처벌된다."

이쯤 되면 민중은 앞문으로 호랑이를 내쫓고, 뒷문으로는 늑대를 끌어들인 꼴이 된다. 혁명을 일으킨 목적이 고작 이것이었단 말인가! 크로포트킨은 실패의 원인이 인간에 있다기보다 제도에 있음을 질타했다. 혁명을 한다는 사람들이 민중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낡은 권력장치에 왜 계속 안주하려고 하느냐는 것이다. -515~516p




크로포트킨 자서전

저자
표트르 크로포트킨 지음
출판사
우물이있는집 | 2014-07-27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12발의 탄환은 어린 소년의 온몸을 관통했다.- 근대 유럽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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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분단 트라우마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극우 세력에 대한 공포, 즉 극우 세력에 의해 빨갱이로 낙인찍힐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짓눌려 있다. 한국인의 가장 절박한 동기 중 하나가 바로 이 공포를 방어하려는 동기이다. 극우 보수적인 사상을 수용하고 있는 한국인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설득에 의해서는 거의 바뀌지 않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106~107p


한국 부모들은 대개 자녀가 잘못된 현실에 항의하거나 불의에 저항하는 것을 만류하거나 금지한다. 혼자 힘으로 아무리 애써봐야 '달걀로 바위치기'가 될 공산이 크고 결국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하면서, 자식이 안전한 길-실제로는 비겁한 삶-로만 가도록 유도한다. 인생에서 패배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비겁과 굴종을 체질화한 상당수의 부모들은 불의에 저항하는 것이 사회적 불이익, 심지어는 죽음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만 주목한다. 세상을 변혁하기 위해 분투하는 삶, 불의에 저항하는 삶이야말로 진정으로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일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눈을 돌리지 못한다. 그래서 한국의 부모들은 자식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자기합리화를 하며, 자식들에게도 허무하고 불행할 수밖에 없는 패배와 굴종의 삶을 살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이렇게 비겁함이나 굴종 심리 같은 한국인들의 개인적 무의식은 곧 사회적 무의식이므로, 사회적 무의식을 규명해야 개인적 무의식의 본질도 이해할 수 있다. -152~153p


(중략)

프롬은 이런 건강한 심리를 가진 사람 혹은 완전한 사회적 존재의 심리를 '혁명적 성격revolutionary chatacter'으로 명명했다. 어떤 이들은 혁명적 성격을 과격한 말과 행동을 일삼는 사람, 온 세상을 향해 삿대질을 해대는 분노 덩어리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혁명적 성격은 '결코 반항자를 의미하지 않'는다. 프롬은 반항자를 '남으로부터 인정받지도 못하고 사랑받지 못하고 받아들여지지도 못하기 때문에 권위에 대하여 심한 분노를 느끼는 사람', '분노로 인해 권위를 타도하려는 사람', '타도한 권위 대신에 자기 자신이 그 권위에 오르려는 사람'으로 규정했는데, 한마디로 반항자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사람 혹은 사리사욕이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혁명을 원한다면 그는 반항자이지만, 민중에 대한 사랑이 지극해서 혁명을 원한다면 그는 혁명가다. 명예욕 같은 건강하지 않은 무의식적 동기 혹은 개인적 욕심을 위해 혁명을 외친다면 그는 반항자이지만, 건강한 동기 혹은 민중의 행복을 위해 혁명의 깃발을 든다면 그는 혁명가다. 프롬은 진보운동에 끼어드는 반항자를, 혁명을 말아먹는 주범으로 지목했다. -265~266p


20세기의 정치 생활은 자칭 혁명가로서 출발하면서도 단지 기회주의적인 반항자에 지나지 않게 된 사람들의 도덕적인 무덤으로 가득 찬 하나의 공동묘지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266p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지배층은 병든 사회에 깔려 아우성치는 민중을 향해 '모든 것이 정상'이니 '가만히 있으라'고 윽박지른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뒤바뀌고 정상이 비정상으로 매도되는 이 같은 전도 현상을 프롬은 '병리적인 정상성;으로 정의했는데, 이것에 적응할 것을 강요당하는 현대인의 정신이 온전할 리 없다. 만일 인류가 고립감과 무력감에서 탈출하지 못해 병든 사회의 광폭한 질주를 계속 방치한다면, 머지않아 인류는 모두 미쳐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인간 본성을 무참하게 유린하고 있는 병적인 한국 사회를 하루라도 빨리 개혁해야 할 절박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프롬은 현대인들에게 '전 인격을 변화시켜' 혁명적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현대인의 신경증을 옹호'하고 있는 '전체 사회를 대상으로 대항'하라고 호소했다. 그의 호소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273p


과거에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지쳐서 세상일에 관심을 끊겠다고 선언하고는 시골로 낙향한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다. 그런데 그들의 얼굴에서는 그 어떤 생기나 활력, 자긍심이나 행복감도 읽을 수가 없었다. 사람이 어찌 '남들한테 피해 주지 않고 산다', '최소한 나쁜 짓은 안 하고 산다'는 것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겠는가. 물론 이들도 어느 정도는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산속에서 도만 닦으며 세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도인은, 사회를 기준으로 보면, 정신병원에서 나오지 못하는 정신병자와 별 차이가 없다. 그는 사람을 사랑할 수 없는 사랑의 무능력자이고, 사회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무가치한 존재이다. -332p


아브라함이 소돔의 운명에 관하여 하느님에게 간청하면서 하느님의 공의에 도전하였을 때, 그는 만약 열 명의 의인이 있으면 소돔을 용서해달라고 빌었다. 그러나 그 이하로는 말하지 못했다. 열 명의 의인도 없다면, 즉 정의의 이념이 구현된 가장 작은 집단이라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브라함조차 그 도시가 구원받기를 기대할 수 없었던 것이다. -389p



싸우는 심리학

저자
김태형 지음
출판사
서해문집 | 2014-10-2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오늘, 한국사회를 알고 싶다면 에리히 프롬을 다시 읽어라!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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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혁명

책 이야기 | 2015. 3. 18. 06:00 | Posted by 깨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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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생들은 19세기에 그랬던 것처럼 농장일을 돕기 위해 여름에 3개월 동안 학교에 가지 않고 쉰다. 미국 농무부는 현재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전체 인구의 2퍼센트에 불과한데도 워싱턴에서 가장 큰 관료 집단 중 하나다. -150p


미국과 유럽의 한 가지 공통점은 정부 지출이 젊은이들보다 노인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예산정책 우선센터는 모든 복지 지출의 절반 이상이 노인들에게 가는 것으로 추산한다. 영국 보수당에서 가장 이지적인 의원 중 한 명인 데이비드 윌렛은 영국의 베이비붐 세대(1945~1965년에 태어난 사람들)는 정부로부터 그들이 낸 돈보다 20퍼센트 정도를 더 받아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세대 간 복지 혜택의 불평등으로 인해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것은 젊은이들이다. 2007~2008년에 일어난 경제 위기로 인한 부담은 다른 잘못을 저질렀는지와 상관없이 위기 발생에 가장 적은 영향을 미쳤던 집단인 젊은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지게 되었다. 특히 유럽에서 젊은이들은 현재 사회에서 배제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170~171p


다른 어떤 주요 사안에 비해 요즈음 벌어지는 국가를 둘러싼 논란은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좌파는 늘 국가 재정 '삭감'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주장하는 반면, 우파는 복지 서비스 확대는 경제에 폐해를 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실상 비용을 들이지 않고 국가 재정상태를 개선하는 방법은 많다. 농업 보조금을 없애는 것이 한 가지 간단한 방법이다. -256p


(중략) 연립정부들이 기준이 되고 있다. 2012년 기준 OECD 회원국인 34개국 중 4개국의 정부만 의회에서 압도적인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그리고 마비 현상은 어느 때보다 통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의회는 1997년 이후로 제때에 적절한 예산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벨기에는 2010~2011년에 무정부 상태로 541일을 보냈다. 서양정부는 한창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다. -312p


리바이어든이 부담을 덜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우파가 오랫동안 주장했던 대로 민영화를 부활함으로써 소유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는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다. 둘째는 좌파가 오랫동안 주장했던 대로 부자들과 좋은 네트워크를 확보한 사람들에게로 흘러가는 보조금을 줄이는 것이다. 그리고 셋째는 정부의 재정 건전성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랫동안 주장했던 대로 진정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만 복지 혜택이 장기적·지속적으로 제공되도록 복지정책을 개혁하는 것이다. -320p


이 책은 민주주의에 대한 플라톤의 두 가지 위대한 비판이 진실임을 거듭 입증해보였다. 플라톤은 유권자들은 장기적인 신중함보다 단기적인 만족감을 더 중시할 것이며, 정치인들은 뇌물을 주고라도 권력을 잡기 위해 애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정치인들은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복지 혜택들을 약속했다. 더 작은 정부, 특히 다양한 금욕적 법령을 통해 스스로를 제한한 정부는 훨씬 더 지속 가능할 것이다. -361p





제4의 혁명

저자
존 미클스웨이트, 에이드리언 울드리지 지음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5-03-16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우리의 현실을 되짚고 새로운 개혁의 길을 제시한다! 전 세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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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넷 인문학 강좌 모음

일상 이야기/생활의 지혜 | 2015. 3. 17. 17:35 | Posted by 깨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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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좌    명 강의 과목코드 강의수
삼국지연의 민관동 교수 CK14014 24
서유기 김광일 교수 CK14015 9
이백시선 이영주 교수 CK14016 8
홍길동전 신병주 교수 CK14017 8
사기 김영수 교수 CK14018 31
삼국유사 고운기 CK14019 12
논어   CK14020 14
법구경 조은수 CK14021 10
손자병법 노병천 교수 CK14022 13
장자 신정원 CK14023 12
주역   CK14024 11
중용 임동석 교수 CK14025 6
4대 비극 신웅재 교수 CK14026 11
고리오영감 송기정 CK14027 8
그리스로마신화 강대진 교수 CK14028 20
노인과 바다 김동욱 교수 CK14029 7
돈키호테 민용태 CK14030 5
말테의 수기 김창준 교수 CK14031 10
백년 동안의 고독 김현균 교수 CK14032 7
신곡 한성철 교수 CK14033 11
오뒷세이아 강대진 교수 CK14034 6
일리아스 강대진 교수 CK14035 6
장미의 이름 한성철 교수 CK14036 7
젊은 베르터의 슬픔 오순희 교수 CK14037 8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조주관 교수 CK14038 6
허클베리핀의 모험 성경윤 교수 CK14039 6
근현대사(4부작) 김대륜 교수 CK14040 10
로마제국 쇠망사 김대륜 교수 CK14041 9
서양미술사 최정은 교수 CK14042 13
꿈의 해석 이창재 교수 CK14043 8
미국의 민주주의   CK14044 9
소크라테스의 변론 장영란 CK14045 4
자유론 김형철 교수 CK14046 8
정신현상학 백종현 교수 CK14047 7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진우 교수 CK1404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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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전쟁

책 이야기 | 2015. 3. 10. 06:02 | Posted by 깨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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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을 보는 두 가지 시각

하나는 이 선이 남북 간의 해상군사분개선, 즉 영해선이라는 입장이다. 영토주권과 안보를 중시하는 공세적 현실주의 관점이다.

다른 하나는 이 선은 1953년 정전협정에서 합의되지 않은 채 유엔군 사령관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해군 작전통제선일 뿐 영해서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북한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자유주의 또는 기능주의적 관점이다.

결국 NLL은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는 단순히 바다에서 남과 북을 가르는 선일 뿐만 아니라 이념적으로 진보와 보수를 더욱 확연하게 분리하는 선이기도 하다.


NLL 논쟁을 통해 영토분쟁의 정치적 파급효과를 오랫동안 유지하려고 하는 '안보 보수' 세력은 네 가지의 특징을 가진다.

1. 지정학의 관점에서 영토와 영해의 의미를 부풀리고 과장하는 방향으로 재구성한다.

2. 영토분쟁의 선동적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 엉뚱한 영웅과 신화를 창조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NLL은 우리 장병들이 피와 죽음으로 지킨 곳"이라고 말한 것은 

3. 서해에서 안보를 이야기할수록 안보가 더 실패하는 역설이 발생한다.


최근의 두 정권이 서해에서 저질러 온 일을 보면 이들은 불리한 공간에 우리의 전투원들을 맨 앞으로 내밀고, 그걸 북한에 과시하려는 국방 수뇌부의 공명심에 일선 병사들이 동원되어 왔다. 게다가 북한을 굴복시키려는 목적으로 우리의 핵심 작전계획을 수시로 언론에 누설하기까지 한다. 새로운 첨단 무기가 도입되면 북한에 이를 알리고 싶어서 필요 이상으로 언론 기사를 키운다. 바다에 대해 잘 모르는 육군 출신들이 해양의 전술에 개입하고, 언론은 한시라도 빨리 북한을 응징하도록 여론을 조성하기 때문에 우리 전투 병력과 함정들은 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리한 공간으로 내몰린다. 여론의 압박에 밀린 군사 지도자들은 경쟁적으로 북한에 대하 자극적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책임지지 못할 군사행동을 언급한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도발이 유도된다.

이 과정에서 군사적 합리성이 붕괴되는데, 그 대가는 우리 젊은이들의 피로 되돌아온다. 이게 바로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의 본질이기도 하다. 서해 전쟁의 의미와 본질, 그 양상에 대해 치밀한 고민과 성찰을 하지 못하는 비전문가들이 주도하는 '감성 안보'이기 때문이다. 그 정점에는 바로 합동참모본북 있다. 한국군 작전사령부라고 할 수 있는 이 '이상한' 조직은 이제껏 서해 위기관리에서 뭘 하기만 하면 실패했다. 그 주역들은 자신들의 실패는 언급하지 않은 채 오로지 책임을 전가하는 방법만 찾아냈다. 지난 정권의 대북정책 탓, 예하 부대의 명령 불이행 탓, 제때 통신이 되지 않아 사태 파악을 못했다는 시스템 탓, 종북 세력이 북한과 동조하고 있다는 정치 탓 등등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 말이 그대로 여론에 먹혀든다는 점이다. 그리고 책임자는 면책된다.

이런 사령부의 무능을 방치한 채로 이들에게 안보를 맡기면 안보는 항상 실패하게 되어 있다. 이런 군대는 반드시 전쟁에서 진다. 북한에 대한 적개심을 과장해 드러내고 우리 군으 전술과 계획을 자기과시성으로 드러냄으로써, '국가 안보'가 아닌 '자리 안보'에 열중하고 있다. - 31~32페이지


4. 안보 실패의 책임을 정치적 반대자에게 전가한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논쟁


한편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라는 두 개의 안보 위기로 궁지에 몰린 이명박 정부는 북한에 얻어맞은 화풀이를 우리 국민에게 했다. 마치 안보에 실패한 것이 전교조, 민주노총, 진보적인 정당 때문인 것처럼 입만 열면 종북 타령을 했다. 군대는 오직 북한을 보고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종북 세력의 실체'라는 정신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들이 말하는 종북 세력이 천안함 사건을 일으키기라도 했나? 정직하게 세금 내서 군대를 입히고 먹이고 무기 사준 국민들이다. 여기에 총부리라도 들이대겠다는 식의 종북 척결이란 더 이상 군대가 '국민의 군대'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도바는 '보수 우익의 군대'가 되어 종북 세력과의 내전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마치 1930년대 히틀러의 '나치 돌격대'처럼.

국가정보원은 실제로 이 내전을 수행하기 위해 대규모 심리전단을 창설하고 막대한 자금을 살포하여 인터넷상에서 내전을 수행했다. 이때도 상대는 북한이라기보다는 우리 국민이다. 이 역시 히틀러 시절의 게슈타포를 연상시킨다. 이런 일련의 활동을 통해 보수 정권은 안보의 실패를 국민 탓으로 돌리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선거와 정치가 왜곡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의 말대로 "반지성주의에 우리 사회가 함몰"되었다. 33-34페이지



이렇듯 천안함 사건 당시에 우리 정부 내부의 주요한 행위자들인 정치권력과 군사 지도자, 다양한 조직들은 각자 자신의 이익을 추종하면서 국가 전체의 군사대비에 있어 비합리성을 초래했다. 청와대와 국방부, 합참, 2함대, 감사원과 같은 행위자들이 각자 평소에 보이지 않았던 조직 깊은 곳에 내장된 어떤 특이한 속성을 드러내면서 서로 적으로 여기고 경쟁할 때 국가는 대혼란에 빠진다. 우리는 이제껏 국가는 국가의 생존이라는 단 하나의 안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지향하는 합리적 행위자라는 인식을 수용해왔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적보다는 내부의 경쟁자를 더 의식하고, 위기 중에도 권력과 명성에 집착하며 타 조직의 전문성을 배제하려는 조직의 특성은 국가 전체를 비합리성이라는 혼란으로 초대한다. 천안함 사건은 바로 그런 사례의 전형이었다. -<시크릿파일 서해대전> 248페이지 -


게이츠의 생각은 이러했다. 그는 자신의 전임자였던 럼스펠드 장관처럼 대규모 군사력을 앞세워 상대방을 강압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건 오히려 국한을 결속시키는 역장용만 초래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군사훈련과 별개로 유엔 결의안에 의해 이미 북한에 대한 금융자산 동결이라는 경제제재가 병행되고 있었다. 중국과 협력하여 북한을 관리할 수 있는 외교적 기반도 확충되고 있었다. 또한 북한 내부에 지속적으로 침투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보심리전도 진행되고 있었다. 미국의 외교력(D), 정보력(I), 경제력(E), 군사력(M)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DIEM'을 통해 북한과 같은 '실패국가'의 정치(P), 경제(E), 시스템(S), 군사력(M), 정보(I), 사회기반(I)이라는 여섯개 분야에 종합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 이러한 전략을 일컬어 'DIEM on PESMII'라고 한다.



"내가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군인이다. 이라크의 신생 군대도 판단은 할 줄 안다. 그런데 한국 합참에서 뭘 해도 되느냐는 전화가 매 시간, 매 분마다 수도 없이 왔다. 어떻게 한국군이 이라크 군보다 못한가?" - 연평도 포격 다음날 한미연합사 정보작전부장 존 맥도널드 소장의 이야기 - <시크릿파일 서해대전> 306페이지 -


작전통제권이 없는 군대는 제대로 된 작전을 기획하고 작전의 판을 짤 줄 아는 사람이 없다. 이런 상항에서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과 군사 지도자들은 자신의 임무와 권한을 행사하는 방법을 모른 채 미 태평양사령부 예하의 일개 부대장인 한미연합사령관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고자 했다.   - <시크릿파일 서해대전> 306페이지 -



그리고 12월 20일, 군은 재차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한다. 국제사회의 우려 속에 강행된 훈련에 북은 대응하지 않았다. 이튿날 보수 언론은 "우리의 주권을 쏘았다"며 정당한 훈련에 북은 겁먹고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묘사했다. 이것으로 우리가 북한을 완전히 힘으로 제압한 것 같았다. 그러나 실상은 이러하다. K-9 자주포를 쏘기는 쏘았는데 딱 한 발 쏘았다. 대부분이 물기둥이 아닌 물방울만 튀는 벌컨포였다. 11월 23일 훈련처럼 다량의 포를 쏜 것도 아니고 한 시간 이내로 사격훈련도 짧게 끝났다. 그리고 언론에는 무슨 화기를 얼마만큼 쏘았는지 일절 발표하지 않았다. 이걸 다 보고 있는 북한에는 비밀이 아니었지만, 우리 국민에게만 비밀이었다. 북에 강경한 한국 내 일부 여론을 의식한 '국내 정치용 사격훈련'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이런 소규모 사격훈련을 하면서도 합참은 또다른 과잉조치로 해·공군과 갈등을 빚었다. 합참은 공군에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북한이 잘 보이도록 F-15K 한 개 편대를 일렬로 비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 지시에 공군은 경악했다. 그런 비행은 에어쇼에서나 하는 것이지 접적 공간에서는 위험천만한 것이다. 이에 반발한 공군은 아예 합참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 제1연평해전 때처럼 "NLL 선상에 모양 좋게 늘어서 있으라"는 지시와 마찬가지로 비전문적인 조치였다.  - 315페이지



나폴레옹은 "똑똑한 장군 두 명보다 멍청한 장군 한 명이 지휘하는 것이 낫다."고 말을 했다. 청와대와 김관진 장관이 서북해역방위사령부를 창설할 무렵 서북 도서 방위에 소요되는 여러 임무의 종류와 소요 전력을 측정하고, 여기에 맞춰 사령부 기능를 설계했다고 공언했는데 이 말도 실전에서는 의미가 없음이 드러났다. 같은 시기 연평도 면사무소에서 벌어진 일은 더 황당하다. 대령인 연평부대장은 이런 정도로 주민을 대피시킬 상황이 아니라고 보았다. 그런데 준장인 백령도 부대장이 연평도 인근에 북이 포를 쏘았다는 소식을 듣고 백령도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이 때문에 영문도 모르고 놀란 연평도 면사무소가 뒤늦게 대피령을 내리려 했지만 때가 늦었다. 대피 방송을 하지 않은 데 분개한 연평도 주민들이 면사무소에 난입하여 기물을 부수고 면사무소 직원을 폭행하면서 일이 더욱 커졌다. 면장이 폭력을 행사한 주민을 경찰에 고발했고, 이에 더 화가 난 일부 주민이 외부 언론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악담을 한 것이 언론에 대피 논란을 더욱 확대시키는 것으로 이어졌다. - 327~328페이지



서해가 아주 위험해졌다는 의미에서 이제껏 나는 서해 전쟁이라는 말을 했다. 그렇다면 지금에 와서 NLL을 확고하게 방어한다는 보수 정권이 과연 이렇게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 건 또 뭔가? 안보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로 말하는 것이다. 지난 정부의 유화정책을 비난하는 보수 정권이 강압적인 군사전략을 구사하여 북을 그토록 열심히 굴복시키고자 했다면 그 결과가 국가의 안전이 더 보장되는 방향으로 나왔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이 항상 안보를 말하고 NLL을 마치 무슨 생명줄처럼 말하는 동안 안보가 더 나빠진 이유는 무엇인가? 언제나 북한에 대한 우월주의에 빠져서 북한을 조금만 더 거칠게 다루면 굴복할 것이라는, 아니면 곧 망할 것이라는 자기중심주의가 결국 안보 상황을 냉철하게 볼 수 있는 눈과 귀까지 멀게 해서 결국 우리 국민과 군대가 더 위험해진 것 아닐까? - 332페이지






서해전쟁

저자
김종대 지음
출판사
메디치미디어 | 2013-08-3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미드보다 재미있는 논픽션 “대한민국을 둘로 갈라놓은 NLL 해역...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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