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공부)하는 블로그 :: 한자학의 기초 - 한자의 3대 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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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학의 기초 - 한자의 3대 성질

카테고리 없음 | 2013. 8. 16. 12:02 | Posted by 깨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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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표의문자(seme-graph)


  한자가 表意文字라는 사실은 너무나 널리 알려져 있고, 국내에서는 ‘뜻 글자’란 용어로 바꾸어 부르기도 한다. 표의문자를 영어로는 ‘ideograph’라 불렀기 때문에 그것이 낱말의 뜻이 아니라 ‘개념’(ideas)을 기록한 것이라 잘못 이해하기 쉽다는 지적을 한 미국 학자가 있었다. ‘表意’의 ‘意’는 낲말이나 형태소의 의미를 지칭하는 것임을 명심해야겠다. 예를 들자면 「山」이란 글자는 ‘mountain’이란 낱말을 그 실물 모양과 관련시켜 가시적인 형태로 나타낸 것이지, ‘산은 세 봉우리로 구성되어 있다’거나 ‘산봉우리는 뾰족하다’거나 등등의 개념적 의미를 나타내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한자가 표의문자라는 성질을 가지는 것은, 글자의 모양[形]이 그 글자가 나타내는 의미[義/意]와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의미가 字形(자형)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假借義(가차의)는 자형과 무관한 것이다. ‘脫-表意’ 또는 ‘非-表意’라는 현상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예외적인 것이고 양적으로 주종을 이루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表意文字로서의 성질을 규정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표의문자로서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한자 학습 측면에서는 자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자형은 약 4,000 년의 역사를 거쳐오면서 커다란 변화를 거쳐왔다. 한자 학습에 있어서 모든 한자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모두 익힐 필요는 없다. 다만, 현대의 자형을 토대로 추정하여 字形과 字義(의)의 관계를 설명하는 각종 異端邪說(이단사설)과 臆測跛字(억측파자)를 양념 삼아 참고하는 것은 몰라도 그대로 盲信(맹신)해서는 안된다.



2. 형태소문자(morpheme-graph)


  각각의 한자에 의하여 기록되는 것은 단음절 어휘 또는 단음절 형태소에 해당된다. 바꾸어 말하자면, 다음절 어휘나 다음절 형태소를 하나의 한자로 나타낸 예는 全無(전무)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예를 들어 「江」이란 한자는 ‘river’라는 단어를 기록한 것이 동시에 江山(rivers and mountains)이란 낱말의 한 요소(형태소)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자를 ‘어휘문자’라 하지 않고, ‘형태소문자’라고 하면 ‘river’를 가리키는 「江」은 형태소이자 어휘이기 때문에 ‘형태소’이고, ‘river'를 가리키는 「江」은 형태소이자 어휘이기 때문에 ’형태소 문자‘라 규정하면 모든 경우를 포괄할 수 있다.

  한자가 형태소 문자라는 성질을 지닌다는 것은, 한자 지식이 어휘력을 크게 증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한자 학습은 종국적으로 어휘 학습으로 완결되는 것이다. 낱낱의 한자 그 자체에 대한 학습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그것이 한 요소로 쓰인 어휘들을 두루 학습함으로써 완성된다는 뜻이다.


「山」 : 어  휘 -- ‘산’(mountain)

형태소 -- ① 山河(산하, mountains and rivers)

山脈(산맥, mountain range)

山地(산지, mountainous district)

③ 氷山(빙산, iceberg)

    江山(강산, rivers and mountains)

    名山(명산, well-known mountain)



3. 음절문자(syllable-graph)


  모든 한자는 하나의 음절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한자는 전형적인 음절문자이다. 다만, 이 경우의 ‘음절’은 순수표음문자의 일종인 ‘음절자모’의 ‘음절’과는 다른 차원의 개념이다. 즉, 서사 단위(writing unit)를 말하는 것이므로, ‘음절의 음’으로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표적인 순수 음절문자인 일본의 가나자모의 경우에는 ‘음절의 음’이 동일하면 동일한 서사형식으로 나타내지만, 한자의 경우에는 ‘음절의 음’이 동일하더라도 의미에 따라 서사 형식이 달라진다.


가나 : ka 1     '좋음‘(good)         → か【可】

 ka 2     '덧셈‘(addition) → か【加】

 ka 3     '적음(lack) → か【寡】

 ka 4     '결과'(result)     → か【果】

 ka 5     '분과‘(department) → か【科】

 ka 6     '겉꾸밈‘(affectation) → か【華】

 ka 7     '향기(fragrance) → か【香】

 ka 8     '모기(mosquito) → か【蚊】


한자 : [가] 1   '옳음‘(right)     → 【可】

 [가] 2   '집‘(house)     → 【家】

 [가] 3   '값'(price) → 【價】

 [가] 4   '노래‘(song)     → 【歌】

 [가] 5   '거리‘(street)     → 【街】

 [가] 6   '더하다‘(add)         → 【加】

 [가] 7   '거짓‘(imitation) → 【假】

 [가] 8   '겨를‘(free time) → 【暇】


  위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본 가나의 경우 뜻과 상관없이 음절의 음이 같은 경우에는 모두 동일한 서사 형태를 취하고 있다. 반면에 한자의 경우에는 음절 음이 동일하더라도 뜻이 다르면, 그 모양을 달리하는 원칙에 따르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음절 음은 같은데 뜻이 다를 경우가 많아 혼동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자를 혼용함으로써 그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한글은 음절을 단위로 하는 음절자모가 아니라, 음소 음을 서사 단위로 삼고 있는 음소자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절을 단위로 모아쓰기를 하는 것은, 즉 [국가]를 ‘ㄱㅜㄱㄱㅏ’가 아니라 음절을 단위로 모아서 ‘국가’러 표기하고 있기 때문에 음절문자인 한자와 혼용이 매우 수월하도록 되어 있다. 한글 표기법을 創案(창안)할 때 그러한 점을 고려하였는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한자는 ‘1음절 = 1글자’ 원칙에 따른 것이고, 컴퓨터 바이트로 보자면 ‘1음절 = 2바이트’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한글 표기법 또한 ‘1음절 = 2바이트’ 원칙이 절대적으로 지켜지고 있기 때문에 한자와 한글을 섞어서 쓰기가 매우 편리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지 않다면, 한자와 한글의 混用(혼용)은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게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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