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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10 서해전쟁
 

서해전쟁

책 이야기 | 2015. 3. 10. 06:02 | Posted by 깨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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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을 보는 두 가지 시각

하나는 이 선이 남북 간의 해상군사분개선, 즉 영해선이라는 입장이다. 영토주권과 안보를 중시하는 공세적 현실주의 관점이다.

다른 하나는 이 선은 1953년 정전협정에서 합의되지 않은 채 유엔군 사령관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해군 작전통제선일 뿐 영해서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북한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자유주의 또는 기능주의적 관점이다.

결국 NLL은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는 단순히 바다에서 남과 북을 가르는 선일 뿐만 아니라 이념적으로 진보와 보수를 더욱 확연하게 분리하는 선이기도 하다.


NLL 논쟁을 통해 영토분쟁의 정치적 파급효과를 오랫동안 유지하려고 하는 '안보 보수' 세력은 네 가지의 특징을 가진다.

1. 지정학의 관점에서 영토와 영해의 의미를 부풀리고 과장하는 방향으로 재구성한다.

2. 영토분쟁의 선동적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 엉뚱한 영웅과 신화를 창조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NLL은 우리 장병들이 피와 죽음으로 지킨 곳"이라고 말한 것은 

3. 서해에서 안보를 이야기할수록 안보가 더 실패하는 역설이 발생한다.


최근의 두 정권이 서해에서 저질러 온 일을 보면 이들은 불리한 공간에 우리의 전투원들을 맨 앞으로 내밀고, 그걸 북한에 과시하려는 국방 수뇌부의 공명심에 일선 병사들이 동원되어 왔다. 게다가 북한을 굴복시키려는 목적으로 우리의 핵심 작전계획을 수시로 언론에 누설하기까지 한다. 새로운 첨단 무기가 도입되면 북한에 이를 알리고 싶어서 필요 이상으로 언론 기사를 키운다. 바다에 대해 잘 모르는 육군 출신들이 해양의 전술에 개입하고, 언론은 한시라도 빨리 북한을 응징하도록 여론을 조성하기 때문에 우리 전투 병력과 함정들은 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리한 공간으로 내몰린다. 여론의 압박에 밀린 군사 지도자들은 경쟁적으로 북한에 대하 자극적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책임지지 못할 군사행동을 언급한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도발이 유도된다.

이 과정에서 군사적 합리성이 붕괴되는데, 그 대가는 우리 젊은이들의 피로 되돌아온다. 이게 바로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의 본질이기도 하다. 서해 전쟁의 의미와 본질, 그 양상에 대해 치밀한 고민과 성찰을 하지 못하는 비전문가들이 주도하는 '감성 안보'이기 때문이다. 그 정점에는 바로 합동참모본북 있다. 한국군 작전사령부라고 할 수 있는 이 '이상한' 조직은 이제껏 서해 위기관리에서 뭘 하기만 하면 실패했다. 그 주역들은 자신들의 실패는 언급하지 않은 채 오로지 책임을 전가하는 방법만 찾아냈다. 지난 정권의 대북정책 탓, 예하 부대의 명령 불이행 탓, 제때 통신이 되지 않아 사태 파악을 못했다는 시스템 탓, 종북 세력이 북한과 동조하고 있다는 정치 탓 등등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 말이 그대로 여론에 먹혀든다는 점이다. 그리고 책임자는 면책된다.

이런 사령부의 무능을 방치한 채로 이들에게 안보를 맡기면 안보는 항상 실패하게 되어 있다. 이런 군대는 반드시 전쟁에서 진다. 북한에 대한 적개심을 과장해 드러내고 우리 군으 전술과 계획을 자기과시성으로 드러냄으로써, '국가 안보'가 아닌 '자리 안보'에 열중하고 있다. - 31~32페이지


4. 안보 실패의 책임을 정치적 반대자에게 전가한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논쟁


한편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라는 두 개의 안보 위기로 궁지에 몰린 이명박 정부는 북한에 얻어맞은 화풀이를 우리 국민에게 했다. 마치 안보에 실패한 것이 전교조, 민주노총, 진보적인 정당 때문인 것처럼 입만 열면 종북 타령을 했다. 군대는 오직 북한을 보고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종북 세력의 실체'라는 정신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들이 말하는 종북 세력이 천안함 사건을 일으키기라도 했나? 정직하게 세금 내서 군대를 입히고 먹이고 무기 사준 국민들이다. 여기에 총부리라도 들이대겠다는 식의 종북 척결이란 더 이상 군대가 '국민의 군대'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도바는 '보수 우익의 군대'가 되어 종북 세력과의 내전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마치 1930년대 히틀러의 '나치 돌격대'처럼.

국가정보원은 실제로 이 내전을 수행하기 위해 대규모 심리전단을 창설하고 막대한 자금을 살포하여 인터넷상에서 내전을 수행했다. 이때도 상대는 북한이라기보다는 우리 국민이다. 이 역시 히틀러 시절의 게슈타포를 연상시킨다. 이런 일련의 활동을 통해 보수 정권은 안보의 실패를 국민 탓으로 돌리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선거와 정치가 왜곡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의 말대로 "반지성주의에 우리 사회가 함몰"되었다. 33-34페이지



이렇듯 천안함 사건 당시에 우리 정부 내부의 주요한 행위자들인 정치권력과 군사 지도자, 다양한 조직들은 각자 자신의 이익을 추종하면서 국가 전체의 군사대비에 있어 비합리성을 초래했다. 청와대와 국방부, 합참, 2함대, 감사원과 같은 행위자들이 각자 평소에 보이지 않았던 조직 깊은 곳에 내장된 어떤 특이한 속성을 드러내면서 서로 적으로 여기고 경쟁할 때 국가는 대혼란에 빠진다. 우리는 이제껏 국가는 국가의 생존이라는 단 하나의 안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지향하는 합리적 행위자라는 인식을 수용해왔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적보다는 내부의 경쟁자를 더 의식하고, 위기 중에도 권력과 명성에 집착하며 타 조직의 전문성을 배제하려는 조직의 특성은 국가 전체를 비합리성이라는 혼란으로 초대한다. 천안함 사건은 바로 그런 사례의 전형이었다. -<시크릿파일 서해대전> 248페이지 -


게이츠의 생각은 이러했다. 그는 자신의 전임자였던 럼스펠드 장관처럼 대규모 군사력을 앞세워 상대방을 강압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건 오히려 국한을 결속시키는 역장용만 초래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군사훈련과 별개로 유엔 결의안에 의해 이미 북한에 대한 금융자산 동결이라는 경제제재가 병행되고 있었다. 중국과 협력하여 북한을 관리할 수 있는 외교적 기반도 확충되고 있었다. 또한 북한 내부에 지속적으로 침투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보심리전도 진행되고 있었다. 미국의 외교력(D), 정보력(I), 경제력(E), 군사력(M)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DIEM'을 통해 북한과 같은 '실패국가'의 정치(P), 경제(E), 시스템(S), 군사력(M), 정보(I), 사회기반(I)이라는 여섯개 분야에 종합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 이러한 전략을 일컬어 'DIEM on PESMII'라고 한다.



"내가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군인이다. 이라크의 신생 군대도 판단은 할 줄 안다. 그런데 한국 합참에서 뭘 해도 되느냐는 전화가 매 시간, 매 분마다 수도 없이 왔다. 어떻게 한국군이 이라크 군보다 못한가?" - 연평도 포격 다음날 한미연합사 정보작전부장 존 맥도널드 소장의 이야기 - <시크릿파일 서해대전> 306페이지 -


작전통제권이 없는 군대는 제대로 된 작전을 기획하고 작전의 판을 짤 줄 아는 사람이 없다. 이런 상항에서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과 군사 지도자들은 자신의 임무와 권한을 행사하는 방법을 모른 채 미 태평양사령부 예하의 일개 부대장인 한미연합사령관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고자 했다.   - <시크릿파일 서해대전> 306페이지 -



그리고 12월 20일, 군은 재차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한다. 국제사회의 우려 속에 강행된 훈련에 북은 대응하지 않았다. 이튿날 보수 언론은 "우리의 주권을 쏘았다"며 정당한 훈련에 북은 겁먹고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묘사했다. 이것으로 우리가 북한을 완전히 힘으로 제압한 것 같았다. 그러나 실상은 이러하다. K-9 자주포를 쏘기는 쏘았는데 딱 한 발 쏘았다. 대부분이 물기둥이 아닌 물방울만 튀는 벌컨포였다. 11월 23일 훈련처럼 다량의 포를 쏜 것도 아니고 한 시간 이내로 사격훈련도 짧게 끝났다. 그리고 언론에는 무슨 화기를 얼마만큼 쏘았는지 일절 발표하지 않았다. 이걸 다 보고 있는 북한에는 비밀이 아니었지만, 우리 국민에게만 비밀이었다. 북에 강경한 한국 내 일부 여론을 의식한 '국내 정치용 사격훈련'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이런 소규모 사격훈련을 하면서도 합참은 또다른 과잉조치로 해·공군과 갈등을 빚었다. 합참은 공군에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북한이 잘 보이도록 F-15K 한 개 편대를 일렬로 비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 지시에 공군은 경악했다. 그런 비행은 에어쇼에서나 하는 것이지 접적 공간에서는 위험천만한 것이다. 이에 반발한 공군은 아예 합참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 제1연평해전 때처럼 "NLL 선상에 모양 좋게 늘어서 있으라"는 지시와 마찬가지로 비전문적인 조치였다.  - 315페이지



나폴레옹은 "똑똑한 장군 두 명보다 멍청한 장군 한 명이 지휘하는 것이 낫다."고 말을 했다. 청와대와 김관진 장관이 서북해역방위사령부를 창설할 무렵 서북 도서 방위에 소요되는 여러 임무의 종류와 소요 전력을 측정하고, 여기에 맞춰 사령부 기능를 설계했다고 공언했는데 이 말도 실전에서는 의미가 없음이 드러났다. 같은 시기 연평도 면사무소에서 벌어진 일은 더 황당하다. 대령인 연평부대장은 이런 정도로 주민을 대피시킬 상황이 아니라고 보았다. 그런데 준장인 백령도 부대장이 연평도 인근에 북이 포를 쏘았다는 소식을 듣고 백령도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이 때문에 영문도 모르고 놀란 연평도 면사무소가 뒤늦게 대피령을 내리려 했지만 때가 늦었다. 대피 방송을 하지 않은 데 분개한 연평도 주민들이 면사무소에 난입하여 기물을 부수고 면사무소 직원을 폭행하면서 일이 더욱 커졌다. 면장이 폭력을 행사한 주민을 경찰에 고발했고, 이에 더 화가 난 일부 주민이 외부 언론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악담을 한 것이 언론에 대피 논란을 더욱 확대시키는 것으로 이어졌다. - 327~328페이지



서해가 아주 위험해졌다는 의미에서 이제껏 나는 서해 전쟁이라는 말을 했다. 그렇다면 지금에 와서 NLL을 확고하게 방어한다는 보수 정권이 과연 이렇게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 건 또 뭔가? 안보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로 말하는 것이다. 지난 정부의 유화정책을 비난하는 보수 정권이 강압적인 군사전략을 구사하여 북을 그토록 열심히 굴복시키고자 했다면 그 결과가 국가의 안전이 더 보장되는 방향으로 나왔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이 항상 안보를 말하고 NLL을 마치 무슨 생명줄처럼 말하는 동안 안보가 더 나빠진 이유는 무엇인가? 언제나 북한에 대한 우월주의에 빠져서 북한을 조금만 더 거칠게 다루면 굴복할 것이라는, 아니면 곧 망할 것이라는 자기중심주의가 결국 안보 상황을 냉철하게 볼 수 있는 눈과 귀까지 멀게 해서 결국 우리 국민과 군대가 더 위험해진 것 아닐까? - 332페이지






서해전쟁

저자
김종대 지음
출판사
메디치미디어 | 2013-08-3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미드보다 재미있는 논픽션 “대한민국을 둘로 갈라놓은 NLL 해역...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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