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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자 공부를 해야 하는가?

카테고리 없음 | 2013. 10. 15. 00:00 | Posted by 깨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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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성적에 대한 엄마의 고민, 묘안이 없을까?


전광진(성균관대학교 교수)


  자녀의 전과목 성적이 쑥쑥 올라가기를 바라지 않는 학부모는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자녀의 공부를 위한 것이라면 부모님들은 어떠한 희생이나 대가도 마다하지 않는다. ‘공부하는 量(양)’에 대하여는 막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이른바, ‘과외 열풍’과 ‘학원 수강’ 등등이 그러한 예이다. 경제 사정이 허락하는 한 이 땅의 모든 학부모들이 그 대열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기회를 빌어 곰곰이 생각해 보자. 과연 그러한 방식이 얼마나 효과적이었을까? 과외를 통한 성적 올리기가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투자한 돈과 시간에 비하여 성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과외에 쏟아 부을 수 있는 돈이 무한정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따라서 돈이 거의 필요 없는 묘안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공부의 量(양)’적인 면이 아니라, ‘공부의 質(질)’적인 면에서 접근해 보아야 할 것이다.

  ‘공부의 質(질)’적인 면은 학습자의 理解度(이해도) 측면에서 고려해 보자는 것이다. 교과서의 내용이나 선생님의 설명을 학생들이 100% 이해하고 있는지가 ‘전과목 성적 올리기’의 최우선 과제인 것이다. 그러한 이해도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문장의 구조나 설명문의 조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용어’나 ‘낱말’에 있다.

  영어 공부를 하다가 뜻을 모르는 단어를 접하였을 경우에는 누구나 영어 사전을 찾아본다. 그런데 한글로 쓰여진 교재(사실상 전과목의 교과서에 해당됨)로 공부를 하다가 뜻이 알쏭달쏭한 단어나 용어를 접한 경우에 국어 사전을 일일이 찾아보는 학생은 예상외로 극히 드문 실정이다. 더구나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학부모나 선생님은 거의 없다.

  영어 사전을 많이 그리고 자주 찾아보다 다 닳아 헤어진 학생이 영어 공부를 잘 하기 마련이다. 영어 이외의 다른 과목은, 국어 사전이 얼마나 많이 헤어졌는가가 그 성적을 좌우한다. 그렇다고 국어 사전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상감청자’의 ‘상감’에 대하여 시중의 한 국어사전에서는 이렇게 풀이해 놓았다.

  “금속이나 도자기, 목재 따위의 표면에 여러 가지 무늬를 새겨서 그 속에 같은 모양의 금, 은, 보석, 뼈, 자개 따위를 박아 넣는 공예 기법. 또는 그 기법으로 만든 작품. 고대부터 동서양에서 두루 이용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상감 청자와 나전 칠기에서 크게 발달하였고, 오늘날에도 나전 칠기, 자개농, 도자기 따위에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전적 풀이나 설명은 매우 자세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설명문 전체를 머리 속에 그대로 기억하기란 어렵기 짝이 없는 일이다. 기억력이 아무리 빼어난 학생일지라도 그렇게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제는, 그러한 내용과 ‘상감’이란 두 글자의 연관성을 현행 국어 사전의 설명으로는 분명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러한 것을 이름하여 하필이면 왜 ‘상감’이라고 명명하였는지, 그 까닭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내용들이 머리 속에 쏙쏙 들어가지 않는다. 더구나, TV 사극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상감 마마’의 ‘상감’이 연상되면 더욱 큰 혼란을 초래한다. 음이 같은 다른 말과의 혼동이 매우 심각한 것은 음절수가 영어에 비하여 매우 적다는 데 기인된다. 영어 용어는 음절 수가 많기 때문에 음이 똑같을 경우의 수가 우리말 용어에 비하여 매우 적다.

  아무튼, 국어 사전을 보아서도 해결되지 않는 그러한 상황에서는 한자를 代入(대입)해 보는 것만이 지상최대의 妙方(묘방)이다. ‘그림’을 뜻하는 것[象]과 ‘새겨 넣다’는 뜻[嵌]이 결합된 것으로 ‘무늬 모양[象]을 새겨 넣음[嵌]’을 의미하는 것이 바로 ‘상감’(象嵌)임을 안다면, ‘상감청자’의 ‘상감’에 대한 교재 내용 및 사전적 설명을 더욱 분명하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용어를 쉽사리 까먹지 않을 것입니다. 아울러 ‘상감 마마’의 ‘上監’(상감)과 혼동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한자는 낱말 뜻을 풀이하는 데 있어서 암시적 의미 정보 기능, 즉 힌트(hint)를 지니고 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 보도록 하자.



 “그는 우리나라 음악계에 혜성처럼 나타났다”의 ‘혜성’이 궁금하여 국어 사전을 찾아보면, “① 가스 상태의 빛나는 긴 꼬리를 끌고 태양을 초점으로 긴 타원이나 포물선에 가까운 궤도를 그리며 운행하는 천체. ② 어떤 분야에서 갑자기 뛰어나게 드러나는 존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문제는 그러한 것을 일러 왜 ‘혜성’이라 하였을까? 이 문제를 풀자면 한자를 대입해 보아야 한다. 彗와 星, 즉, ‘꼬리별 혜’와 ‘별 성’이라는 힌트를 매개로 ‘꼬리가 달린[彗] 것처럼 보이는 별[星]’이라는 속뜻(morphological motivation)을 유추해 낼 수 있으며, 이러한 풀이가 곧 위에서 본 ①번의 천문학적 정의, ②번의 비유 의미 풀이의 기본 바탕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한자어에 대하여 힌트와 속뜻을 통하여 학습하는 것을 필자는 “LBH(Learning By Hint) 교수학습법”이라 명명한 바 있다. 이렇듯, 한자에 담긴 힌트를 활용한 낱말 풀이는 가장 기본적인 의미, 즉 속뜻을 분명하게 알도록 해줄 뿐만 아니라, 쉽게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참으로 묘한 효능을 지니고 있다. 속뜻 풀이를 통한 이해와 사고 과정을 거치면 기억력은 저절로 배양될 것이다. 따라서 공부의 質(질)적인 문제의 열쇠는 바로 ‘한자 지식의 활용’에 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象嵌(상감)의 嵌이 무슨 뜻인지, 彗星(혜성)의 彗가 무슨 뜻인지는 옥편(한자자전)을 찾아 보지 않는 이상 알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무늬 모양[象]을 새겨 넣음[嵌]’, ‘꼬리가 달린[彗] 것처럼 보이는 별[星]’ 같은 속뜻 풀이가 현행 국어 사전에는 없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하나의 사전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필자는 12년 전부터 노력해 왔다. 그 결실의 일환으로 “우리말 한자어 속뜻 사전"(學名 : LBH교수학습법 활용사전)을 편찬하였다(2007.10.3). 이 사전이 있으면 한자 지식이 없더라도 누구나 쉽게 어휘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평균 42점을 맞던 학생이 이런 방법으로 3주를 공부한 결과 96점을 맞았다는 보고를 들은 바 있다.

  종합하자면, 한자 공부의 위력은 한문 과목에만 필요한 것으로 착각하면 큰 일이다. 그것은 전체 과목에 걸쳐 가장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이다. 한자말이 전과목에 걸쳐 무수히 등장하기 때문이다. 전과목 성적을 쑥쑥 올리는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효과적인 묘안은 한자 공부와 한자 지식의 활용에 달려 있음을 알아야겠다.



이 글의 출처 : 사랑과 꿈이 영그는 LBH 속뜻 학습(다음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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