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공부)하는 블로그 :: 한자에 대한 올바른 이해(2)
 

 

Notice»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04-17 00:00

한자에 대한 올바른 이해(2)

카테고리 없음 | 2013. 8. 15. 00:00 | Posted by 깨비형
반응형

1. 한자말을 한글로만 적으면?


  ‘한자말’이란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단어 가운데 한자에 의하여 그 의미가 밝혀질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바람’이란 단어는 한국어 어휘이지만, 이것은 한자에 의하여 그 의미를 븕혀 낼 수 없다. 그래서 한자말이 아니다. ‘풍속’이란 단어는 한국어 어휘인 동시에 한자에 의하여 그 뜻을 확실하게 밝혀 낼 수 있는 한자말이다. 즉, 風(바람 풍)과 速(빠를 속)이란 두 글자를 통하여 ‘바람의 빠르기’란 뜻임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 뜻을 알기 어렵다는 큰 결함이 있다.

 절대 다수의 한자말은 합성법(compounding)에 의하여 만들어진 단어이기 때문에 형태소(morpheme)로 쓰인 낱 글자의 의미를 통하여 해당 단어의 의미를 거의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風」자와 「速」자의 뜻을 알면 ‘風速’이란 단어의 뜻을 파악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그럼, 한자말을 기록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네 가지 방식 가운데 오늘날 각종 출판물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은 ③번 방식이다. 이른바 ‘한글 專用(전용)’이라는 美名(미명)하에서 탄생된 畸形兒(기형아)이며, ‘눈가림식’ 표기법이다. 이러한 한자말에 대한 한글 전용 표기는 발음 정보만 제시한 것일 따름으로 의미 정보는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는 사실은 큰 폐단을 남기고 있다.


▷ 同音異語(동음이어)와의 혼동 가능성이 있다.

 ‘한글 전용’의 ‘전용’은, ① ‘온전히 씀’ ② ‘전체 모습’, ③ ‘위엄 있는 태도나 차림새를 갖추어 얼굴빛을 고침’, ④ ‘남과 공동으로 쓰지 아니하고 혼자서만 씀’/‘오로지 한 가지만을 씀’/‘일정한 부문에만 한하여 씀’, ⑤ ‘예정되어 있는 곳에 쓰지 아니하고 다른 데로 돌려서 씀’, 이상 다섯 가지의 다른 의미를 나타내는 것과 동일하게 표기한 것이기 때문에 의미 혼동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참고, 全用․全容․悛容․專用․轉用)



2. 한자와 한문은 무슨 차이?


  한자는 낱낱의 글자 그 자체를 말하며, 한문은 낱낱의 한자로 이루어진 文章(문장, sentence)을 말한다. 한자는 그 자체로 하나의 낱말(word)이 되기도 하고, 다른 글자와 더불어 새로운 낱말을 구성하는, 즉 낱말의 구성 요소, 즉 형태소(morpheme)로 쓰이기도 한다. 이를테면 ‘山’이라는 글자는 그 자체로 ‘뫼’(mountain)라는 낱말이 되는가 하면, ‘脈’(맥)이라는 글자와 더불어 ‘山脈’(산맥, mountain range)이라는 또 하나의 낱말을 구성하기도 한다.

  한문은 한자로 이루어진 문장을 말한다.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知行合一說(지행합일설)을 주장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명나라 때의 철학자 王陽明(왕양명)이 쓴 책인 《傳習錄》(전습록)의 上卷(상권)에 유명한 구절이 있다. “知是行之始, 行是知之成[각주:1]”(지시행지시, 행시지지성). 이것은 한자가 아니라 한문이다. 한자로 이루어진 문장, 즉 한문이다.




  한문 공부는, 한자로만 이루어진 문장(《論語》․《孟子》․《朝鮮王朝實錄》등의 원문)을 해석하는 데 필요한 것인 반면에, 한자 공부는 우리의 국어에 약 70~80%에 달하는 한자 어휘, 즉 한자말의 정확한 뜻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것이다. 한문은 고전 문헌을 연구하는 전문가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한자는 우리말에 쓰이는 한자말의 말뜻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일반 교양인․지성인이면 누구나 꼭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한문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라 할지라도 꼭 알아 두어야할 것은 ‘漢文’이 아니라 ‘漢字’다.




  한자 공부와 한문 공부의 차이를 알기 쉽게 도표로 대비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한문을 해석하는 데에는 한자 지식만 있어서 되는 것은 아니다. 문장의 짜임과 성분 분석 등에 관한 지식이 있어야 무슨 말(뜻)인지 알 수 있다. 또한, 위의 도표 가운데 세 번째 항목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땅의 교양인·지성인임을 자부하고 싶은 모든 사람은 반드시 한자를 익혀야 한다. 우리나라 글말에 쓰이는 어휘들 가운데 80% 이상이 한자말이고, 그러한 한자말의 의미를 올바로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즉, 격조 있는 문장력을 보유하자면 한자에 대한 지식이 없이는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대학에서 어떤 분야를 전공한다하더라도 꼭 필요한 것은 한문 상식이 아니라 한자 상식이다.



  1. "앎은 실행의 시작이고, 실행은 앎의 완성이다"로 번역할 수 있다. 지식과 실천이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주장한 것으로 실천에 옮기지 아니한 지식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뜻임. [본문으로]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