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공부)하는 블로그 :: 4. 공문서의 띄어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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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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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늘’과 ‘를’의 차이(자립적과 의존적의 차이)

 

  ‘하늘, 자동차, 바다, 구름’과 ‘를, -는구나, -겠-, -습니다’의 차이는 무엇일까? 앞의 것은 명사이고 뒤의 것은 명사가 아니라고 대답하는 사람들도 있고 뜻이 있는 말과 없는 말의 차이가 아니냐고 대답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늘’과 ‘를’의 근본적인 차이는 단독으로 소리를 내서 쓸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ㄱ. 무얼 보니? 하늘
 ㄴ. 어딜 가니? 바다

 

  위에서처럼 ‘하늘, 바다’등은 단독으로 소리를 내서 쓸 수 있다. 그렇지만 ‘를. -는구나, -겠-’ 등은 단독으로 소리를 내서 쓰는 일이 없다. [를], [는구나]라고 일부러 읽지 않는 한 이들을 단독으로 소리 내서 쓰는 경우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단독으로 소리를 내서 쓰는 말들을 ‘자립적’이라고 하고 그렇지 못한 말들은 ‘의존적(비자립적)’이라고 한다. 의존적인 말들은 단독으로는 쓰이지 못하고 언제나 앞이나 뒤에 나타나는 다른 요소에 의존한다는 특징이 있다.

 

 ㄱ. 학교를
 ㄴ. 먹-습니다
 ㄷ. 가-겠-다

 

  위에서 (ㄱ)의 ‘학교를’에서 ‘를’은 ‘학교’에 의존하고 있고 (ㄴ)의 ‘-습니다’는 ‘먹-’에, (ㄷ)의 ‘-겠-’은 ‘가-’와 ‘-다’에 각각 의존하고 있다.


  이처럼 단독으로는 쓰일 수 없어서 다른 말에 의존하고 있는 말들을 띄어 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의존적인 요소가 둘 이상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다.

 

 ㄱ. 서울에서처럼만[에서+처럼+만]
 ㄴ. 좋-습니다그려[습니다+그려]

 

  위 문장 중 (ㄱ)의 ‘에서’, ‘처럼’, ‘만’과 (ㄴ)의 ‘-습니다’, ‘그려’는 모두 의존적인 요소이므로 언제나 붙여 쓴다. 그러므로 어떤 말이 자립적인지 의존적인지를 판정하는 일은 띄어쓰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근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의존적이지만 띄어 쓰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의존 명사가 바로 그것이다. 의존 명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앞말에 의존적이다. 그렇지만 아래 글에서 알 수 있듯이 명사와 의미와 기느이 거의 유사하다는 점에서 명사처럼 앞말과 띄어 쓴다.

 

 먹을 것(밥)이 없다.


  국어에서 의존적인 요소로는 ‘어미, 조사, 접사’ 등을 들 수 있다. 사전에는 읜존 요소들을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어서 띄어쓰기를 쉽게 결정할 수 있게 해 준다.

 

 ㄱ. 개-
 ㄴ. -엇-
 ㄷ. -는구나

 

  위의 ‘개-’는 ‘개살구’와 같이 뒤에 오는 말에 의존한다는 뜻이고 ‘-엇-’은 ‘먹었다’와 같이, ‘-는구나’는 ‘먹는구나’와 같이 다른 말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므로 띄어쓰기를 쉽게 알 수 있다.

 

 

2.‘큰 소리’와 ‘큰소리’의 차이(원래의 의미와 새로운 의미의 차이)

 

  자립적인 요소는 단독으로 쓰이기도 하고 다른말과 결합하여 새로운 말을 만들기도 한다.

 

 ㄱ. 어디선가 귀를 찢을 듯한 큰∨소리가 들렸다.
 ㄴ. 철수는 말로는 언제나 큰소리만 친다.

 

  (ㄱ)의 ‘큰 소리’와 (ㄴ)의 ‘큰소리’는 의미가 다르다. ‘큰 소리’는 소리가 큰 것이지만 ‘큰소리’는 소리가 큰 것과는 관계없이 과장하여 말하는 것을 뜻한다.

 

 ㄱ. 철수가 시험에 안∨됐어.
 ㄴ. 그래서 모두 철수가 안돼 보인다고 했구나.

 

  (ㄱ)의 ‘안 되다’는 ‘되지 않다’와 관련이 있다. 그렇지만 (ㄴ)의 ‘안된다’는 ‘안쓰럽다’의 의미다. ‘안’과 ‘되다’의 의미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안 되다’는 띄어 쓰지만 새로운 의미가 생긴 ‘안된다’는 붙여 쓴다. 새로운 단어가 되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이런 경우다.

 


  새로운 단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첫 번째 기준은 이처럼 새로운 의미가 생겼는지 따져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노루의 신체 기관’을 의미하는 ‘노루 귀’는 띄어 쓰지만 ‘미나리아재빗과의 풀’을 의미하는 ‘노루귀’는 붙여 쓴다. ‘노루귀’에는 ‘노루’나 ‘귀’로는 예측할 수 없는 의미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ㄱ. 노루∨귀   노루의 귀
 ㄴ. 노루귀 - 미나리아재빗과의 풀

 

  두 번째 기준은 두 말 사이에 관계가 긴밀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따져보은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단어인 ‘돌아가다’는 ‘돌아’와 ‘가다’의 관계가 긴밀하여 다른 요소가 중간에 끼어들 수 없지만 한 단어가 아닌 ‘받아 가다’는 다른 요소가 끼어들 수 있다.

 

 ㄱ. 모든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돌아(서)갔다.
 ㄴ. 모두들 선물을 받아 갔다/받아(서) 갔다.

 

  이러한 사실은 ‘돌아가다’와 ‘받아 가다’의 띄어쓰기를 결정하는 근거가 된다. “부장이 화가 나서 서류를 찢어 버렸어.” 라고 할 때 ‘찢어 버리다’의 띄어쓰기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첫째는 ‘찢어 버리다가’가 보조 용언으로 쓰인 경우이다. ‘밥을 먹어 버렸다’, ‘국이 식어 버렸다’의 ‘버리다’와 같은 경우인데 이럴 때는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되 붙여 쓰는 것이 허용된다.

 

 서류를 찢어∨버렸다/찢어버렸다.

 

  보조 용언의 경우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붙이는 것을 허용한 것은 보조 용언 구성이 합성어와 구의 중간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ㄱ. 전쟁터에서 병사들이 죽어 간다.
 ㄴ. *전쟁터에서 병사들이 죽어서 간다.

 

  ‘죽어 간다’는 ‘죽다’에서 의미 변화가 없고 ‘간다’에만 의미의 변화가 있다. 이는 구성 요소만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의미가 생기는 합성어와는 다른 점이다. 그렇지만 (ㄴ)처럼 중간에 ‘서’와 같은 다른 요소가 끼어들지 못하는 점은 합성어와 동일하다. 이처럼 합성어와 구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한 것이다.


  그런데 아래와 같이 ‘-어 지다’와 ‘-어 하다’가 붙는 경우는 이러한 원칙에서 예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둘 다 보조 용언으로 다루기는 하지만 ‘-어 지다’는 타동사를 자동사로 바꾸고 ‘-어 하다’는 형용사를 타동사로 바꾼다는 점에서 언제나 붙여 쓰는 것만 가능하다.

 

 ㄱ. 뜻을 이룬다. →뜻이 이루어진다.
 ㄴ. 꽃이 예쁘다. →꽃을 예뻐한다.

 

  ‘뜻이 이루어∨진다’나 ‘꽃을 예뻐∨한다’와 같이 띄어 쓰는 일이 있지만 이는 잘못이므로 ‘뜻이 이루어진다’와 ‘꽃을 예뻐한다’로 붙여 써야 한다.

 

 

※ 학습 정리

 

   띄어쓰기는 의존적인 말과 자립적인 말의 경우가 다르다. 의존적인 말은 의존하고 있는 대상과 띄어 쓸 가능성이 거의 없다. 자립적인 말의 경우는 구성 요소로는 예측할 수 없는 제3의 새로운 의미가 생겼을 때 붙여 쓴다. 이 경우를 흔히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졌다고 하고 국어사전에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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